"김연경·김연아 응원 메시지 감사…스피드·파워 더 키우겠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빙상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우승한 최민정(성남시청)이 "제가 지금까지 딴 메달 중에서 이번 대회 금메달이 가장 값진 메달"이라고 말했다.

최민정은 17일 중국 베이징 시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메인 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 참석해 "어제 우승하고 나서는 대회 기간도 길어서인지 실감이 잘 나지 않았다"며 "숙소에 가서 축하 연락을 많이 받고 감정 정리를 하면서 어제 하루를 보냈다"고 밝혔다.

1,000m와 3,000m 계주 은메달을 따고 1,500m 금메달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한 최민정은 "대회 초반에 여러 가지 이유로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점점 성적이 좋아졌다"며 "선수들이 힘들게 준비한 만큼 이겨내려는 의지가 강했고, 또 국민 여러분께서 다 같이 분노하고 슬퍼해 주고 위로해주셔서 함께 하는 올림픽이 됐다"고 인사했다.

최민정은 개인 통산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로 한국 선수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 타이 기록(5개)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또 "저희가 좋은 경기를 보여드려 힘든 시기에 국민 여러분께 힘을 드릴 수 있어 감사하고 보람이 있었다"며 "외국에서 애국가를 듣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마지막에 애국가를 듣게 돼 기뻤다"고 덧붙였다.

대회를 치르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1,000m 때"를 꼽은 최민정은 "그 힘든 순간을 잘 이겨내서 1,500m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최민정은 1,000m 은메달을 따낸 뒤 '폭풍 오열'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눈물을 쏟아냈다.

주위에서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심석희와 충돌해 넘어졌던 종목이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최민정은 대회 기간 받은 응원 문자에 고마워하며 "특히 김연경 선수, 김연아 선수에게 메시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같은 운동선수로서 더 위로가 많이 됐고, 힘이 났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개막전만 하더라도 '역대 올림픽 쇼트트랙 대표팀 사상 최약체'라는 평을 들었던 것에 대해서는 "주전 선수들이 빠져 주위 우려가 컸지만 선수들의 의지가 강했다.

저도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면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오기가 생겼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여자 계주가 그동안 금메달을 많이 따왔는데 이번에 은메달이어서 이전 선배님들의 성적을 유지하지 못한 점은 아쉽고 속상하지만, 그래도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 혹은 그 이상의 결과를 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최민정은 '2018년 평창과 개인 종목 우승자가 최민정, 아리아나 폰타나, 쉬자너 스휠팅으로 같다'는 지적에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선수들과 경쟁을 오래 한다는 것은 저도 성장할 좋은 기회"라며 "이런 경쟁자들이 저를 더 성장하게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 여자부 전 종목에서 올림픽 기록이 바뀌었는데 그만큼 선수들의 스피드가 전체적으로 빨라졌다는 의미"라며 "저도 파워를 키우는 훈련을 더 많이 하고, 부상 관리도 잘하면서 전체적인 훈련량을 늘려야 한다"고 올림픽 이후를 대비했다.

이번 대회 자신의 점수를 100점 만점에 70점으로 평가한 그는 "내일 귀국하면 집밥을 먹고, 가족들과 강아지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