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2022년 눈여겨볼 세계 트렌드
어느덧 입춘(立春)이 지나 내일모레면 우수(雨水)다. 눈이 녹아 물이 되는 절기다. 이때부터 살갗을 에는 듯한 추위는 물러가고 초목은 싹 튼다. 또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봄이다. 계절의 변화 속도만큼이나 우리 사회도 참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난봄과 비교하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 듯하다.

“올해 전 세계 비즈니스 트렌드가 무엇인가요?” “지구 반대편엔 어떤 아이템이 있나요?” 연초에 기업인들이 자주 묻는 말이다. 트렌드에는 국경이 없다. 지구촌 전체가 하나의 삶의 공간이 됐기 때문이다. 전 세계 비즈니스 현장을 살펴보면 새로운 사업 기회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올해도 세계 곳곳의 기업은 다양한 기술과 아이디어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각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말이다. KOTRA는 올해도 세계 127개 도시에 상주하는 직원들을 통해 세계 시장을 관통하는 트렌드를 꼽았다. 전 세계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몇 가지 대표적인 글로벌 트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치유 기술의 빠른 확산이다. 그간 팬데믹에 지친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마음의 건강을 챙기기 시작했다. 캐나다의 명상을 돕는 웨어러블 기계, 독일의 간편한 스마트 실내정원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현재 미국에서는 스트레스와 불안에 시달리는 환자들의 인지행동요법에 가상현실(VR)을 접목한 치료법을 도입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도 기술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은 게임과 영화의 소리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에서는 오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된 콘서트 투어 버스가 전역을 누비며 가상 콘서트를 펼칠 예정이다. 푸드테크 산업의 비약적 성장도 주목해야 한다. 맥주의 본고장 독일에서는 알코올이 없는 술이 인기를 끌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합성 카페인이 아닌 천연 카페인을 함유한 에너지 드링크 음료가 등장했다. 룩셈부르크의 한 스타트업은 ‘우주에서 숙성된 와인은 어떤 맛일까?’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지난해 우주에서 가져온 와인 시음회를 열고, 우주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폐기물 없는 사회를 위한 노력이다. 전 세계에서 환경문제를 비즈니스 솔루션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아이디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쌀 껍질로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고, 암스테르담에서는 철거 폐기물을 재활용해 최고급 벽돌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통찰력은 영어로 인사이트(insight)다. 보이는 것(sight) 안(in)에 숨어 있는 의미와 흐름을 찾아내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파도에서 바람의 방향을 읽어 내는 것이 바로 통찰력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우리 기업들이 세계 곳곳의 사례들을 통해 얻은 통찰력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