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SBS 해설진은 15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발리예바가 출전하자 연기를 펼친 약 3분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KBS와 SBS 해설진은 발리예바의 연기가 끝나고 주요 장면 영상이 재생될 때에서야 점프 실수 등에 대해서만 간략히 해설했고, MBC 해설진은 경기 중 대체로 침묵을 지키면서 기술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다.
이러한 '침묵 중계'는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사실이 알려진 발리예바가 경기에 출전한 데 대한 항의 표시로 해석됐다.
이호정 SBS 해설위원은 발리예바 연기가 끝난 직후 "출전이 강행된 연기에 어떠한 언급도 할 수 없었다는 점을 알려드린다"며 시청자들의 양해를 구했다.
해설진은 발리예바 선수의 출전을 두고 날 선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국가대표 출신인 곽민정 KBS 해설위원은 "많은 것들을 책임지려면 출전하지 말아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가장 화나는 부분은 이 선수로 인해 다른 선수들이 피해를 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현경 SBS 캐스터는 "어렸을 때부터 훈련해 정정당당하게 싸워왔던 선수들의 노력은 뭐가 되는 거냐"며 "이 선수(발리예바)를 천재 소녀라고 했었는데, 약물을 복용해 천재가 된 소녀였다"고 비판했다.
김초롱 MBC 캐스터는 "도핑을 한 선수와 경쟁한다는 게 공정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진 해설위원은 "선수 본인도 자신이 만든 도핑이라는 감옥 안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발리예바뿐만 아니라 도핑 관련자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남현종 KBS 캐스터는 "약물을 복용한 발리예바 선수도 책임이 있지만, 그 뒤에 더 책임을 져야 할 무언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