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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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유세 버스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당원 등 2명이 숨지고, 한 명은 응급실에 입원하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국민의당은 사태 수습을 위해 선거 운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15일 천안 동남경찰서에 따르면 충남 천안 신부동에 정차해 있던 안 후보 유세 버스에서 50대 운전기사 A씨와 60대 당원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119 구급대가 출동한 당시 심정지 상태였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A씨 등은 당 관계자들의 유세가 진행되는 동안 버스 안에서 자가발전 장치를 돌렸고, 이 과정에서 일산화탄소에 노출돼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장치 결함 등으로 인해 차량 내에 일산화탄소가 샌 것으로 보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들은 안 후보는 대구·경북(TK) 지역 유세를 중단하고 천안으로 향했다. 사고 경위 등과 관련한 긴급 브리핑에 나선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버스에 로고송이나 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LED 전광판을 발전기로 틀게 되면 일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문을 열고 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추위 때문에 문을 열지 않고 있다가 사고가 난 거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강원 지역에서도 유세차 운전기사 C씨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라고 국민의당 측은 밝혔다. 국민의당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날 전국 18개 지역에서 유세차를 운영했는데 이 가운데 2개 유세차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안 후보는 이날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과학 기술 입국을 통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선거운동 과정에서 황망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야권 단일화를 꾀하고 있는 안 후보의 행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위원장은 "선거운동의 부담을 지금 생각할 때가 아니다"며 "돌아가신 분과 입원해 계신 분을 위해 애도하고 기도하는 게 가장 큰 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위반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중대재해법에 따르면 공중교통수단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 결함을 원인으로 발생한 재해 가운데 1명 이상 사망한 경우 ‘중대시민재해’로 본다. 이럴 경우 안 후보에 대한 중대재해법 적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낙연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안철수 후보 유세차량 사고에 가슴이 아린다"며 "삼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고 위로했다. 이 위원장은 "부인 김미경 교수의 코로나19 확진과 입원에 이어 유세차량 사고를 당하신 안철수 후보께도 위로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기자단 공지를 통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유세차 사고로 두 분이 유명을 달리하시고, 한 분이 입원 치료 중”이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치료 중이신 분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가족과 안철수 후보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조미현/김인엽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