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학교가 학생에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하게 해…셀프기입으로 충분"
교총 "예산만 내려보내지 말고 방역인력풀 확보해 학교에 지원해야"
감염경로 보고·주2회 키트 검사…교사들 "학교 권한 벗어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학교 자체 방역체계가 도입되는 데 대해 교원단체들이 "학교의 권한과 역할을 벗어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따르면 교육부가 새 학기 학교 방역체계를 변경함에 따라 전국 시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확진자 발생 시 제출하는 '코로나19 발생상황 보고' 서식을 변경해 안내했다.

시도교육청별 차이가 있으나 전교조가 공개한 보고서 서식을 보면 확진일과 학교·학년·반·이름, 등교일뿐 아니라 학원명, 학원 최종등원일, 가족 확진자 현황, 감염경로, 최종 백신접종일, 상세 감염경로를 기입하도록 돼 있다.

이와 관련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학교의 권한을 넘어선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것이며, 대유행 국면에 방역에 실효성 없는 조사로 교사들의 업무만 과도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감염경로 보고·주2회 키트 검사…교사들 "학교 권한 벗어나"
전교조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방역 당국에서도 역학조사를 '셀프 기입' 방식으로 변경한 판에 무엇을 위해서 이 조사를 학교에서 맡아야 하느냐"라며 "감염병 관련 전문성도, 권한도 없는 학교가 이 많은 개인정보를 학생과 가족에게 요구하는 것이 타당한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접촉자 조사는 방역 당국이 시행하는 '셀프 기입' 방식이면 충분하다"며 "교육부는 불필요한 행정을 과감하게 축소·폐지하고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가 새 학기부터 전국 유·초·중·고등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활용해 선제 검사에 나서기로 한 데 대해서도 실효성이 부족하고, 학교 본분을 넘어선 업무라는 비판이 나왔다.

선제 검사의 횟수와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교육부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의 경우 1주에 2번 등교 전 집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음성이 나온 뒤 등교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날 입장문을 내 "전면등교를 전제로 하다 보니 내놓은 고육책으로 이해된다"면서도 "하지만 키트의 정확성 문제, 가정·학생 자체 검사의 신뢰성 문제, 검사가 어려운 가정과 저연령 학생 문제 등 고민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또한 "역학조사에 이어 항원검사 업무까지 부과하는 것은 방역 부담을 덜어주는 게 아니라 되레 학교를 방역기관화 하는 것"이라며 "도대체 학습·정서결손 회복을 위한 수업, 생활지도는 언제 하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교총은 "방역은 보건당국과 방역지원 인력 등이 전담·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해 학교와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학교에 예산만 내려보내 알아서 인력을 구하도록 할 게 아니라 방역당국과 교육당국, 지자체가 협력해 인력풀을 확보하고, 교육·연수를 거친 후 학교에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