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젊은 우크라이나 여성이 소총을 들고 낮은 자세로 표적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군복이 아닌 평범한 옷을 입은 일반 시민이지만 진지한 태도로 사격 훈련에 임하는 모습입니다.

일요일이던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 주도로 열린 민방위 군사훈련 현장입니다.

마찬가지로 같은 날 수도 키예프에서도 비슷한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사격 연습이 한창인 중년 여성의 표정에서 절박감마저 느껴집니다.

러시아와 서방이 대치하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긴박하게 돌아가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직접 총 들고 나선 것입니다.

한창 장난감을 갖고 놀아야 할 앳된 아이의 모습도 보입니다.

고사리손으로 힘을 한껏 주며 탄창에서 실탄을 뽑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키와 맞먹는 소총을 들고 훈련에 나선 남자아이도 보입니다.

79세 고령의 할머니도 훈련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할머니는 "난 총을 쏠 준비가 돼 있다"며 "무슨 일이 생기면 내 집과 도시, 아이들을 지킬 것"이라고 비장하게 말했습니다.

많은 주민이 생전 처음 총을 잡아본 탓에 군인들이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는 모습입니다.

자신과 가족, 그리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총을 드는 와중에 도피를 택한 이들도 있습니다.

최근 2주간 정치인과 기업인이 전세기에 몸을 싣고 탈출하는 행렬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민방위 훈련이 진행 중이던 지난 일요일에는 우크라이나를 떠난 전세기가 20대가 넘었습니다.

지난 6년 이래 최다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를 강한 어조로 비난하며 탈출했던 정치인과 기업가들을 향해 24시간 내로 귀국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