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김현태 박사 '5초 인공태양' 실험 성공
“꿈의 에너지이자 거의 유일한 미래의 대안인 핵융합 에너지 발전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섰습니다.”

김현태 영국 핵융합에너지청(UKAEA) 연구원(41·사진)은 핵융합 에너지를 종전 실험보다 두 배 넘게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김 연구원은 유럽 핵융합 전문가 컨소시엄인 유로퓨전과 UKAEA가 협력한 실험에 참여한 유일한 한국인이다.

연구진은 작년 12월 UKAEA의 세계 최대 핵융합 연구장치 제트(JET)를 5초간 운전해서 59MJ(메가줄)의 에너지를 생성하고 최근 그 결과를 발표했다. 5초는 JET의 구리 코일이 과열되기 전 한계선이다.

핵융합 발전은 ‘인공태양’으로 불린다.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초고온의 플라즈마 상태에서 융합해 헬륨과 중성자가 될 때 질량이 손실되면서 에너지가 나오는 반응을 이용한다. 핵융합 발전은 탄소 배출이 없고 원자력 발전과 달리 방사성 폐기물과 연쇄 반응이 없어 안전하다는 점에서 기후 변화의 해법으로 꼽힌다.

프랑스에 건설 중인 핵융합 프로젝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는 유럽연합(EU) 미국 중국 인도 일본 러시아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도 약 9%의 지분을 갖고 있다. ITER은 2025년 첫 플라즈마 발생 실험을 하고 2035년에는 DT를 이용한 본격 에너지 발생 실험을 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임페리얼칼리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2년간 UKAEA에서 JET 관련 데이터 분석을 했다. 2020년 UKAEA에서 JET 운전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는 팀을 맡았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