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타임스 "부인 둘러싼 스캔들의 쓰나미" 비판
영국 매체 "한국 대선, 후보 부인들 비호감 대결로 번져"
다음달 치러지는 한국 대선이 후보 부인들의 비호감 대결로 번지고 있다고 영국 유력 매체인 선데이타임스(더타임스의 일요판)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날 온라인판 기사에서 한국 대선이 한 달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정치 평론가 사이에서 '비호감 선거'(unlikeable election)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이같이 전했다.

선데이타임스는 이날 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석렬 후보를 한국 대선의 주요 후보로 지목하고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를 실명으로 거론하며 그간 제기된 의혹을 상세히 소개했다.

북한의 안보 위협, 부동산 문제 등 한국이 마주한 위기가 큰 데도 대선 주자 간 경쟁이 국내외 현안에 대한 논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이 매체는 진단했다.

대신 유력 후보들과 그 부인들은 '스캔들과 속임수의 쓰나미'에 휩싸였으며, "여기에는 부패, 부정(不貞), 무속인의 영향력, 언론 협박이 포함됐다"고 꼬집었다.

이 매체는 우선 "특이하게도 대중이 분노하는 최전선에는 미래의 영부인들이 서있다"면서 김혜경 씨가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포함한 이른바 '과잉 의전' 논란으로 지난 9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 또한 헤드라인에 단골로 등장해왔다"면서 "통화 녹음 유출본에서 그는 언론인을 감옥에 보내겠다고 협박했으며, 자신의 신통력을 자랑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이후 윤 후보가 무속인의 대선 캠프 개입설은 부인했고 다만 "성폭력 피해자를 험담한 부인의 발언에 대해서는 사과했다"고 전했다.

선데이타임스는 연세대 동아시아 전문가인 존 델러리를 인용해 대선 분위기가 이렇게 된 이유를 진단하기도 했다.

델러리는 "한국 정치는 그간 피튀기는 경쟁이었다"면서 "그런데 올해는 싸움판에 쓰이는 정책 토론은 거의 없어졌다.

그래서 초점이 후보자, 배우자, 가족을 겨냥한 개인적 공격에 맞춰졌다"고 분석했다.

또 "정치는 분열, 다툼, 얘깃거리가 필요하다.

대체로 두 후보는 중도층을 잡으려 경쟁 중"이라며 "그래서 경쟁이 개인적인 사안으로 치닫고 있다.

매우 낙담하게 되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