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들 중국과 관계 끊는 것 불가능"
중국 전문가들, 바이든표 인도태평양전략에 "환상에 불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 겨냥에 초점을 맞춰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중국 관영 매체와 전문가들이 "기만적인 행동으로 가득 찬 바이든 행정부의 환상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3일 논평에서 "백악관이 공개한 12쪽 분량의 문건은 미국이 남아시아부터 태평양 열도에 이르는 지역 구석구석에 집중해 동맹과 신흥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역내 투자 확대를 통한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추구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 문건은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회원국(외교장관)을 만나 인도태평양 문제에 대한 전략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아태지역을 방문하기에 앞서 발표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문은 이어 "문건은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확인하면서도 중국 내부 문제인 대만 문제를 넓은 의미의 지역 안정 문제로 규정했다"면서 "또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태평양에 미국이 주둔하는 것을 합리적인 움직임으로 묘사했다"고 비판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은 전략은 중국을 포위하려는 미국 정부의 정책적 연속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국과 민주주의에 대해 반복적으로 언급하기보다는 미국 대중, 동맹국, 언론의 지지를 얻기 위해 교묘하게 '동반자 관계'와 '동맹'을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리 교수는 이어 "이번 문건은 트럼프 행정부와 비교해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담겨 있다"면서 "다른 국가들의 긴밀한 통합을 요구하는 것은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과의 관계를 끊고 현재의 국가 간 틀을 분리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게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뤼샹(呂祥)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미국이 역내 패권국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동력이 시들해지고, 유럽 동맹국 사이에서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느라 바쁜 상황에서 이 전략은 미국 국민의 반발에 부딪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겉으로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했지만, 미국의 진짜 의도를 숨길 수는 없다"면서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불안정을 부추기고,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의 대(對)중국 봉쇄 함정에 빠지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또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이 기후변화를 포함한 양국 간 협력을 퇴색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11일(현지시간)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기 위해 유럽과 중동에 비중을 뒀던 외교정책의 방점을 인도태평양으로 옮긴 이후 구체적 전략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12쪽 분량의 '인도태평양의 약속'이란 문건을 행정부 출범 1년여 만에 처음으로 내놓았다.

문건은 미국이 국내에서 힘의 기반에 투자하는 동시에 해외의 동맹, 파트너와 접근법을 일치시키면서 중국과 경쟁하겠다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은 홀로 달성할 수 없고 전례 없는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전문가들, 바이든표 인도태평양전략에 "환상에 불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