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100세 시대, 반려견도 이제는 20세 시대. 사랑스러운 내 강아지, 20세 넘을 때까지 내 곁에 있어주면 안되겠니?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시대입니다. 이제는 동물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반려견, 반려묘로 표현하며 '함께 평생을 살아가는 가족'의 개념으로 발전했죠. 반려견이 조금이라도 더 건강했으면, 그리고 더 오래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이 맞물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 있는데, 바로 '펫보험시장'입니다. 이번 주 슬기로운 금융생활에서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펫보험들의 보장내역과 유의사항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 만 8세까지만 가입 가능…나이 많을수록 보험료↑

최근 손해보험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반려동물보험, 일명 '펫보험'입니다. 말 그대로 반려견 또는 반려묘의 상해 및 질병 등을 보장하는 보험입니다. 내 반려견이 갑자기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렸을 때,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보험금을 청구하는 방식입니다. 사람이 가입하는 실손의료보험 또는 건강보험과 유사한 형태입니다.

하지만 펫보험의 가장 큰 특징, 사람이 가입하는 보험보다 '더' 까다롭습니다. 보장해주는 항목도 한정적입니다. 먼저 시중에 판매 중인 펫보험들은 대부분 만 7~8세까지로 가입연령을 한정하고 있습니다. 반려견들의 시간은 사람의 시간보다 더 빠르게 흐르죠. 만 8세 이상이 되면 사실상 노견으로 인식되는 만큼 어린 나이에만 가입이 가능합니다.

현재 보험사들이 판매 중인 펫보험은 만 1세를 기준으로 했을 때 평균 월보험료가 4만~5만 원대 수준입니다. 만약 가입연령 커트라인인 만 8세의 반려견을 위해 펫보험에 가입한다면, 가입이 가능할 수는 있지만 보험료는 훌쩍 높아진다는 점 감안해야 합니다. 나이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견종에 따라 보험료도 달라지는데, 대형견일수록 보험료가 비싸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또한 일부 보험사는 '등록을 완료한 반려견'에 대해서만 보험을 가입해주는 경우가 있으니 이 역시 확인해야 합니다.

◆ 슬개골탈구·상해·질병 보장…예외 항목도

그렇다면 보장 항목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시중에 판매 중인 5개의 펫보험을 살펴본 결과, 반려동물의 입원이나 통원치료에 대해 1일 평균 10만~15만 원까지 보장을 해줍니다. 수술을 했을 경우에도 회당 150만~200만 원을 평균적으로 보장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모든 수술에 대해 보험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연간 횟수제한 또는 보장금액 제한이 있으니 체크해야 합니다.

반려견주들이 가장 관심이 있는 부분, 바로 '슬관절 수술비'입니다. 슬개골 탈구라고도 불리는데요. 무릎 앞쪽의 슬개골이 제자리에서 벗어나는 질환으로 펫보험 중 보험금 지급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슬개골 탈구 수술 비용이 수백만 원에 달하는 데다, 강아지들에게서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라 보장에서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반려인구가 크게 늘고 슬개골 탈구 보장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면서, 현재는 모든 보험사들이 슬개골 탈구 수술비 보장을 앞세워 펫보험을 판매 중입니다. (특약 형태로도 가입 가능) 이와 함께 내 반려견이 타인에게 피해를 줬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배상책임도 상품에 따라 500만~3,000만 원 한도로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보장하지 않는 예외 항목도 있겠죠. 기본적으로 보험사들은 반려동물의 선천적, 유전적 질병에 대한 증상은 보장하지 않습니다. 또한 미용으로 인한 비용, 중성화 수술 비용, 손톱 절제, 목욕비용 등은 보장 항목에서 제외돼 있습니다. 반려동물에게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피부질환의 경우에도 일부 보장이 되지 않는 상품이 있으니 꼭 필요하다면 해당 담보 유무를 체크해야 합니다.
◆ 펫보험, 보장 까다로운 이유는?

최근 펫보험 상품이 늘면서, 보험사들은 반려견의 구강 질환이나 장례지원금 등 추가적인 특약을 신설하며 보장 확대에 나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펫보험은 보장되지 않는 항목이 상당해 꽤나 까다로운 보험으로 알려져 있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표준화되지 않은 진료수가 때문입니다. 동물병원의 진료비는 일반 병원과는 달리 천차만별인데 특히 견종에 따라, 또는 반려견의 나이에 따라 수십, 수백만 원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진료수가가 천차만별이라 보험사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품입니다.

또 한 가지 이유, 동물에 대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우려 때문입니다. 내 가족처럼 반려동물을 생각하는 대부분의 견주들 외에, 일부 보험금을 노린 악행을 막기 위해 상품이 까다롭게 설정된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든 펫보험은 기본적으로 자기부담금이 있습니다. 보험에 가입하면 100% 보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일부 본인의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품 가입 시 자기부담금 비율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반 보험과 달리 사망보험금이 없고 소액의 장례지원금만 보장한다는 점도 모럴해저드를 예방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 슬기로운 TIP

펫보험도 사람이 가입하는 보험과 같이 '가입 전 알릴 의무'가 있다는 것 아십니까? 제대로 고지하지 않으면 가입 후 보험금을 청구할 때 제대로 보상받을 수 없으니 꼼꼼히 체크해야 합니다. 펫보험 가입 전 반려 이외의 목적으로 양육하는 지, 과거 3개월 이내 예방목적 이외의 질병으로 진찰받은 적이 있는 지, 복용하고 있는 의약품이 있는 지 등 알릴의무 사항을 체크한 뒤 보험에 가입해야 합니다.

반려견들이 출생 후 초기에 가장 많이 걸리는 질병이 있습니다. 바로 '파보 바이러스'입니다. 어린 강아지들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치사율이 굉장히 높은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 때문에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펫보험들은 '파보'에 대해서는 보장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단, 과거 1년 이내 예방접종 기록이 있으면 보장하는 경우도 있으니 추후 보장 분쟁을 줄이기 위해 예방접종은 꾸준히 시행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밖에 보험료 할인을 받고 싶다면? 여러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 2마리 이상 가입 시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도 있습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