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교환기 청소 후 압력 높여 시험가동하다 폭발…교환기 덮개 인근에 있던 작업자 피해
압력 올리다가 '꽝'…여천NCC 폭발사고 원인은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여수산단 여천NCC의 폭발이 정비 후 시험 가동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파악돼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11일 오전 9시 26분께 전남 여수시 화치동 여수국가산단 내 여천NCC 3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나 4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하는 등 총 8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소방당국과 공장 관계자 등에 따르면 사고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공장 가동을 일부 멈추고 열교환기를 시험 가동하던 도중 발생했다.

화학공장 내 냉각시설인 열교환기의 내부 청소를 마친 후, 지난 10일 1차 시험가동 후 이날도 2차로 내부 압력을 높여 결합부에 비눗물을 칠해 에어 누출 여부 등을 확인하던 중 갑자기 폭발 사고가 났다.

열교환기의 평소 운전 압력은 대기압의 10배 수준이나, 사고 당시에는 시험을 위해 압력을 대기압 기준 17배까지 높였다.

그러나 17배 압력을 높이는 것은 시험가동 시 일반적 압력 수준이라는 것이 여천NCC 측의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압력 계기판의 오작동으로 과한 압력이 열교환기 내로 주입됐는지 등은 향후 원인 조사 과정의 규명 대상이다.

열교환기는 화학공장 내 폐열을 증기로 바꾸는 시설로, 여천NCC 내 1·2·3 공장에 약 1천여개가 설치돼 있다.


폭발 이후 화재로 이어지지 않은 점으로 미뤄, 사고는 압력 폭발 형태로 난 것으로 추정된다.

폭발의 충격으로 열교환기의 약 1t 무게 덮개(Floating Cover)가 튕겨 나갔다.

또 공장 콘크리트 구조 시설물이 부서졌고, 정비를 위해 가설한 비계(임시가설물) 등이 무너져 내렸다.

사상자 대부분은 폭발 당시 열교환기 주변에 있던 협력업체 직원 7명과 여천NCC 소속 1명 등으로 우선 시험 가동 당시 안전조치를 위해 일정 정도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열교환기 정비를 마치고 제대로 덮개 등이 체결됐는지 충분히 점검하지 않고 시험가동을 하다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추정되는 상황이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폭발 사고 현장에서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다.

여천NCC 측 관계자는 "20년 넘게 근무했지만, 이렇게 시험가동 하다 폭발 사고가 난 경우는 처음이다"며 "다른 곳에서 비슷한 사고가 났다는 경우를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압력 올리다가 '꽝'…여천NCC 폭발사고 원인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