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파벌 행사서 차이잉원과 통화 내용 공개…"대만 CPTPP 가입 논의"
아베 "대만총통이 후쿠시마산 수입금지 해제 미리 알려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자신과의 전화통화에서 대만이 후쿠시마(福島)산 식품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곧 해제할 것임을 미리 알려 줬다고 밝혔다.

11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전날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파벌(아베파) 모임 축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달 31일 통화때 대만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차이 총통이 2011년 원전 사고가 난 후쿠시마현에서 생산된 식품을 수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이에 아베 전 총리는 차이 총통에 감사를 표명하면서 그에게 대만의 CPTPP 가입과 관련한 "가장 큰 장애물을 넘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차이 총통은 대만 정부와 대만인을 대표해 지난해 일본 정부와 의회의 백신 지원과 지지에 사의를 표했다.

또 대만의 CPTPP의 가입 신청에 환영과 지지를 밝힌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부에 대해 감사를 전했다.

아울러 일본의 이 같은 지지와 환영은 '일본과 대만 간의 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만 정부는 지난 8일 덩전중(鄧振中) 무역협상판공실 대표 등 장관급 당국자 5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후쿠시마를 포함한 일대 5개 현 식품 수입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대만언론은 일본 정계의 주요 인사들이 대만의 후쿠시마산 수입 금지 해제 조치를 환영한 것과 달리 대만과 밀접한 아베 전 총리가 그동안 의외로 조용했다며 '사전 교감설'에 힘을 실었다.

결국 차이잉원 총통은 공식 발표 8일 전에 아베 전 총리에게 정부 방침을 미리 알린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9월 사임후에도 아베 전 총리가 일본 자민당 정부의 대외정책에까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준 일로 풀이된다.

대만은 작년 9월 CPTPP 가입 신청을 하고 나서 일본의 지지를 얻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일본은 대만 측에 후쿠시마 식품 수입 허용을 강력히 요청했다.

아베 "대만총통이 후쿠시마산 수입금지 해제 미리 알려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