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북한경제리뷰…"협동농장 부채 상환조치 현실적 의미없어"
"북한 새 농업정책 실효성 적어…자본·기술·지식 부족"
김정은 체제 북한이 연일 새로운 농업정책을 내놓으며 생산 증대를 독려하지만, 효과는 적으리라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리뷰에 실린 김영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최근 북한의 식량·농업 상황과 전망'은 북한의 최근 주요 농업정책을 들여다보고 이런 결론을 내렸다.

김 위원은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와 12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나온 재해성 이상기후 대응 주문, 옥수수에서 밀·보리 중심으로 전환, 협동농장 대부 상환 면제 등을 최근 주요 정책으로 꼽았다.

김 위원은 자본, 물자, 기술, 전문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상기후 대응 정책 방안'인 종자 개량, 파종 시기 조절, 과학적 용수 관리, 일기예보 정확도 상승 등이 획기적으로 적용되기는 어렵다고 봤다.

밀 수확량을 늘리려면 이모작 확대가 필연적인데 비료와 기계 동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모작을 늘리면 토양 수탈과 수확 후 손실 증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전국적으로 밀, 보리 파종 면적을 2배 이상으로 보장하고 수확고를 높여 인민들에게 식생활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조건을 지어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위원은 협동농장이 국가로부터 빌린 돈의 상환을 면제해주는 조치는 획기적이라고 평가했으나 사회주의 국가에서 집단농장이 국가에 진 부채는 장부에 기록할 뿐 실제로 갚지는 않는 게 일반적이라며 "현실적으로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봤다.

김 위원은 "이들 새로운 농정 전략과 농정 시책의 추진 앞에는 근본적인 제약들이 가로놓여 있어서 그 실효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관측했다.

정승호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조교수는 '2021년 북한의 시장물가 및 환율의 추세와 특징' 글에서 대북 제재와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봉쇄 여건 속에서도 북한 쌀과 유류 가격이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쌀 가격은 북한 당국의 전시 비축미 공급 등 시장 개입이 안정세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됐다.

정 교수는 유류 가격 안정의 경우 "유엔 제재 내용을 감안할 때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북한 내 휘발유·경유 가격이 추세적으로 중국 가격을 따라가는 점으로 미뤄 다양한 경로로 중국 제품이 북한으로 유입되고 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