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에 이어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2연패 달성
교포 선수 클로이 김(22·미국)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전부터 이 대회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로 주목받았다.

어릴 때부터 '스노보드 신동'으로 불린 클로이 김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우승했고, 이번 대회에서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사상 최초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할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2000년생인 그는 10대 나이에 따낸 올림픽 금메달이 부담스러워 평창 대회가 끝난 뒤 금메달을 부모님 집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고백하는가 하면, 부모가 모두 한국 사람인 아시안으로 미국에서 지내며 겪었던 인종 차별을 털어놓기도 했다.

또 2019년 이후로는 미국 명문 프린스턴대에 진학하며 1년 넘게 선수 생활을 중단하기도 하는 등 2018년 평창 올림픽이 끝난 뒤 많은 변화를 겪었다.

클로이 김은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과 인터뷰에서 "주위에서 다 나를 알아보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금메달을 부모님 집의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말했지만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통해 앞으로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더 늘어날 것 같다.
10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4점으로 우승한 클로이 김은 인터뷰 장소인 믹스드존을 통과하는 데만 40분이 넘게 걸렸다.

경기가 끝난 뒤 대회 마스코트를 받는 세리머니를 펼친 클로이 김은 미국의 올림픽 중계사인 NBC와 인터뷰를 시작으로 차례차례 자신을 기다리던 카메라 앞에 섰다.

자국인 미국 매체는 물론 중간중간 영국과 호주, 개최국 중국의 CCTV 등과도 차례로 인터뷰하며 금메달을 따낸 기쁨을 표현했다.

하지만 순서가 뒤로 갈수록 클로이 김의 인터뷰를 돕는 진행 요원들의 마음이 바빠졌고, 부모가 모두 한국 사람인 클로이 김이지만 결국 국내 매체의 '한국 팬들에게도 한 말씀 해달라'는 요청에는 응답하지 못했다.
방송 인터뷰가 끝나고 통신, 신문 등 활자 매체들과 인터뷰 순서는 말 그대로 전쟁터였다.

워낙 여러 기자가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녹음이 불가능한 위치에 서게 되는 기자들이 다수 발생하자 자원봉사자들이 커다란 판에 기자들의 녹음기나 스마트폰을 걷어 클로이 김 앞에 갖다 놓았다가 인터뷰가 끝난 뒤 일일이 나눠주는 과정을 거쳤다.

결국 옆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던 자원봉사자들이 '질문 하나만 더'(Just One More)와 '이번이 마지막 질문'(The Last Question)을 몇 차례 외친 뒤에야 길었던 클로이 김의 믹스드존 여정이 끝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