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ISO에 한국인 직원 확대 협력 요청
통상본부장, WTO 사무총장 등과 다자체제복원·통상이슈 논의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부터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 중인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를 포함한 주요 국제기구의 고위급 인사를 잇달아 만나 최근의 통상 이슈를 논의하고 한국의 기여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10일 밝혔다.

여 본부장은 먼저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을 만나 다자체제 복원과 WTO 개혁 문제를 논의했다.

여 본부장은 WTO 분쟁 해결 제도가 다자무역체제 유지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협상·이행·분쟁 해결 등 WTO의 주요 기능 개혁을 위한 논의가 조속히 진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무역을 통해 성장한 모범국이자 아시아·태평양지역 통상 선진국으로서 한국이 다자체제 복원을 위해 적극적으로 기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양측은 보건·백신, 디지털, 탄소중립·환경 등 신 통상의제 관련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여 본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WTO가 어떻게 기여할지를 논의하는 통상과 보건 이슈를 WTO의 최우선 과제로 지목하고, 한국이 백신 공급 확대 등 실용적인 해결책 마련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공언했다.

디지털 통상과 관련해선 WTO의 전자상거래 복수국 간 협상 등의 조속한 진전을 통해 WTO 규범 정립 기능을 활성화해달라고 요청했다.

탄소중립·환경 이슈와 관련해서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개별 국가의 환경 조치가 무역장벽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WTO가 적극적으로 나서 논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WTO의 탄소중립·환경 논의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여 본부장은 이와 함께 한국의 위상 등을 감안해 WTO 사무국 내 한국인 직원 수 확대가 필요하다며 한국인 진출 확대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여 본부장은 울리카 프랑케 국제표준화기구(ISO) 회장과도 만나 최근 통상정책의 영역이 국제기술표준 등 신기술 규범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디지털·보건·탄소중립 등의 분야에서 한국과 ISO 간의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아울러 5G·인공지능·재생에너지·수소산업 등 첨단기술산업 분야에서 국제표준 개발 및 제정 논의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여 본부장은 프랑케 회장에게도 ISO 등 표준 관련 국제기구에 한국인 직원 진출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ISO가 현재 6개국인 상임이사국의 수를 확대해 한국이 포함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여 본부장은 레베카 그린스판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 및 파멜라 코크 해밀턴 국제무역센터(ITC) 사무총장과도 만나 각각 무역·투자를 통한 개도국 역량 강화 및 한국의 기여 방안과 한국의 통상 전문인력 양성 방안을 논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