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햄버거패티 납품' 식품업체 임직원 2심도 유죄

대장균 오염 가능성이 있는 햄버거 패티를 한국맥도날드에 대량 납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식품업체 관계자들이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양경승 부장판사)는 10일 축산물 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패티 납품업체 M사 임원 송모 씨와 공장장 황모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 회사 품질관리 팀장 정모 씨도 1심의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보다 형량이 다소 줄어든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된 M사는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아 1심보다 벌금액이 6천만원 늘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병원성 미생물에 (패티가) 오염됐거나, 오염 우려가 있는데도 판매했다는 점은 혐의가 인정된다"며 "피고인들은 축산물 포장업만 했다고 하는데, 증거를 살피면 가공업 등 여러 가지를 한 사정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증거 부족으로 무죄로 판단된 일부 범행은 범죄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관련법이 개정되며 처벌조항이 신설됐는데, 송씨 등의 범행 시기가 개정 일시보다 앞선다는 이유에서다.

송씨 등은 장 출혈성 대장균 오염 여부를 확인하는 키트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온 쇠고기 패티 63t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장 출혈성 대장균에서 배출되는 성분인 시가 독소(Shiga toxin) 유전자가 검출된 쇠고기 패티 2천160t을 판매한 혐의도 있다.

앞서 검찰은 소비자들로부터 한국맥도날드에 대한 고소를 접수하고 수사했으나 2018년 2월 맥도날드 햄버거와 질병 사이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없다며 M사 관계자들만을 재판에 넘겼다.

M사는 현재는 한국맥도날드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지 않다.

소비자들은 패티가 덜 익은 맥도날드의 햄버거를 먹고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송씨 등은 "패티가 장 출혈성 대장균에 오염될 우려가 없고, 범죄의 고의도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1·2심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