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 대표 "해외 이주 한인여성 커리어 돕는 '디딤돌' 될게요"
“미국에 와서 자존감이 추락하고 있었는데 심플스텝스에서 다른 분들과 공부하며 으쌰으쌰한 게 큰 도움이 됐어요.”(심플스텝스 회원 A씨)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이주여성의 커리어 성장을 돕는 비영리단체 심플스텝스 커뮤니티에 최근 올라온 글이다. 이주여성들은 대개 배우자와 자녀를 지원하느라 자기 커리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심플스텝스는 이런 이들에게 커리어를 살리고, 성장할 수 있는 여러 경로를 알려주고 도와준다.

김도연 심플스텝스 대표(사진)는 스스로 미국 생활에서 겪은 여러 어려움을 바탕으로 2017년 심플스텝스를 시작했다. 그는 과학고와 KAIST 학·석사까지 마치고 직장생활을 하다 미국 하버드대 공공정책대학원(케네디스쿨)으로 유학을 갔다. 한국에선 인정받는 인재였지만 생각보다 미국에서 커리어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유학 기간에는 아이를 키우며 학업을 병행하기 쉽지 않았고, 졸업 후 유엔 글로벌콤팩트에서 직장생활을 했지만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기약 없이 (돈을 받는) 일을 못하는 기간이 생겼을 때는 절망적이라고 느끼기도 했지요.”

김 대표는 “이주여성은 대개 비슷한 이유로 커리어를 포기한다”며 “이는 어린이집 문제와 비자 문제, 일터의 근무체제 등이 얽힌 문제로, 개인이 혼자 노력해서는 극복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가 “변화를 일으킬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창업을 결심한 배경이다.

그는 “이주여성으로서 이곳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찾는 사례를 만들어 이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심플스텝스의 도움을 받아 직장생활을 재개하거나 더 큰 회사로 옮기는 데 성공한 이들이 늘어나는 것이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심플스텝스는 이력서 작성부터 인터뷰 대비 조언, 일자리 소개, 교육 프로그램 제공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들을 지원한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실리콘밸리 지역이 중심이었는데 지금은 미국 전역뿐만 아니라 캐나다 한국 일본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에서 회원으로 가입하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40여 개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여성 인재를 소개하거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회사의 리더로 성장하려는 꿈을 꾸는 이주여성이 있다면 그는 어떤 조언을 할까. 김 대표는 “시급이 낮고 폼이 안 나는 기간을 1~2년 감수하더라도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심플스텝스는 여성들의 시작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이들이 ‘오랫동안 멀리 갈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며 “여러 기업에서 한인 여성들이 영향력을 가진 멋진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이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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