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건설사인 삼부토건이 5년 만에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하지만 매도자의 희망 가격이 다소 높고, 노동조합의 반대 기조 등이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1호 건설사' 삼부토건 주인 찾을까…"희망價 2000억"
삼부토건은 경영권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지난 8일 공시했다. 삼정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조만간 경쟁입찰을 치를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삼부토건의 최대주주인 휴림로봇 지분(10.48%), 아레나글로벌(3.03%) 등 경영권이 포함된 지분 25%다. 매각 측은 최대 2000억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삼부토건의 9일 시가총액은 3744억원이다. 매각 대상 지분 가치를 비율대로 계산하면 약 936억원에 그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시가보다 두 배 정도 높다. 업계에서 매각가가 높다고 보는 이유다.

‘강성’으로 알려진 삼부토건 노조도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조는 삼부토건이 휴림로봇에 매각될 당시에도 성명서 발표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 회사 이사회에 상정되는 모든 안건은 노사 동수로 구성된 리스크관리위원회를 통해 사전 심의를 거치도록 돼 있다. 새 인수자에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1948년 설립된 삼부토건은 국내 1호 토목건축공사업 면허를 갖고 있다. 경인·경부고속도로와 서울지하철 1호선 건설 등 굵직한 토목 공사를 중심으로 성장한 중견 건설업체였다. 하지만 2011년 서울 서초구 헌인마을 재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사업이 부실화하면서 막대한 채무 부담을 떠안게 됐고 2015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년 후 산업용 로봇 제작업체 휴림로봇(옛 DST로봇)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에 매각되며 법정관리에서 벗어났다. 당시 매각가는 828억원이었다.

삼부토건은 2020년 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동생 이계연 전 삼환기업 대표를 사장으로 선임해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삼부토건이 ‘이낙연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그해 11월 주가가 6080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주가는 2490원이다.

박시은 기자 seek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