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명대에 다니는 89세 만학도가 학사모를 쓴다.

동명대는 일본학과 이주형(89) 씨가 학과 수석으로 졸업한다고 9일 밝혔다.

이씨는 재학 중 A 학점을 받은 한 과목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A+ 학점을 받았다.

총 평점 4.5 만점에 4.48을 얻어 학과 수석을 차지했다.

이씨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20대가 대부분인 학과 동료들과도 원활하게 소통하며 열정과 실력을 보여줬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팔순을 넘긴 나이에 대학에 입학한 이씨는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아쉬움과 허전함을 채우고 싶었다"고 졸업 소감을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수출과 산업화에 이바지한 과거 동명목재 창립자 강석진 회장의 정신이 녹아있는 동명대에서 학사모를 쓰게 돼 영광"이라며 "졸업 후 일본 관련 내용을 가르치는 나눔 봉사를 하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씨는 젊은 시절부터 매일 1∼2시간씩 빠뜨리지 않은 산책이 늦은 나이에 공부를 마칠 수 있었던 건강의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지도교수인 감영희 학부교양대학 학장은 "넘치는 학업 열의와 훌륭한 인품으로 젊은 학우들과도 잘 소통했다"며 "멋진 도전과 결실을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전호환 동명대 총장도 "열정으로 어려움을 이겨낸 삶을 모두에게 보여줬다"며 "평생학습의 모범"이라고 말했다.

전 총장은 14일 오후 이씨에게 만학도 특별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