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 서울 설립 추진에 격앙된 포항 각계각층

포스코 본사 앞에서 집회…범시민대책위 구성하기로

포스코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주사(포스코홀딩스) 본사를 서울에 설립하려고 하자 경북 포항시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포항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약 100명은 8일 오전 포항시 남구 괴동동 포스코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포스코홀딩스 서울 설립 결정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집회에는 국민의힘 김정재(포항 북구)·김병욱(포항 남구·울릉) 국회의원, 이강덕 포항시장, 정해종 포항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포항시의원과 도의원, 시민·노동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포스코 지주회사 본사와 미래기술연구원 등 연구시설을 포항에 설치해야 하고 지역 상생협력, 철강부문 재투자 및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한다"는 4대 요구사항을 밝히며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포스코홀딩스 서울 설립 결정을 취소하라', '포항시민 우롱하는 최정우 회장 사퇴하라', '수도권 집중, 지방소멸 앞장서는 포스코 반대' 등 구호가 담긴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나왔다.

포항시는 이에앞서 이날 오전 시청에서 정치권과 경제·사회단체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포스코 지주회사 전환 관련 간담회'를 열어 각계각층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 나온 시민들은 "주요 결정권이 있는 포스코홀딩스가 서울에 설치되면 철강사업보다 신규사업에 대한 우선 투자로 포항 투자가 축소될 우려가 있다" "미래기술연구원 수도권 설치로 지역 연구 인력과 인재 유출 가속화 우려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참석자는 "포스코 정문을 봉쇄해야 한다"라거나 "최정우 포스코 회장 퇴출 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참석 시민들은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뜻을 모았고 항의 현수막 게시, 시민 서명 운동, 국민청원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이들은 즉석에서 포스코 본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기로 하고 버스 3대에 나눠 타고 포항시참여연대가 하던 포스코홀딩스 본사 포항 유치 촉구 집회에 합류했다.

범시민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강창호 포항시개발자문위원연합회장은 "포스코에 환경문제나 어려움이 생기면 지역단체가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시민 희생과 인내를 통해 성장한 포스코가 포항과 시민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성토했다.

그는 또 "포스코가 시민들 앞에 상생대책을 확고히 밝힐 때까지 4대 요구사항 이행운동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