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만난 양석환은 화기애애했던 연봉 협상 장면을 떠올리며 "구단이 처음부터 '만족할 금액'을 제시했다.
'경기에 출전하려는 의지가 보였다'는 말씀도 해주셨다"며 "4억원을 채웠다면 더 좋았겠지만, 정말 기분 좋았다"고 웃었다.
양석환의 2022년 연봉은 지난해 2억1천만원에서 1억8천만원 오른 3억9천만원이다.
그는 "연봉에 비례해서 책임감도 커진다"며 "더 잘하라고 연봉을 올려주셨으니, 그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연봉 인상 요인은 충분했다.
양석환은 지난해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3, 28홈런, 96타점을 올리며 두산 중심 타선에 힘을 실었다.
홈런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이 쳤고, 타점은 김재환(102타점) 다음으로 많이 올렸다.
양석환은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점 기록을 바꿔놨고 두산은 '1루수 걱정'을 지웠다.
사실 두산은 2020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주전 1루수 오재일이 삼성 라이온즈로 떠나자 새로운 1루수를 찾고자 애썼다.
내부 경쟁에서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자, 두산은 2021년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좌완 핵심 불펜 함덕주를 LG 트윈스에 내주고 양석환을 영입했다.
양석환 덕에 두산은 1루수 걱정 없이 2021시즌을 보냈다.
기분 좋은 한 해를 보낸 양석환은 처음으로 두산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그는 "팀 분위기는 매우 좋다.
시설도 훌륭하다"며 "자율 훈련 시간이 많은 데 그 시간만 잘 활용하면 된다"고 했다.
지난해 30홈런·100타점을 채우지 못한 걸 아쉬워했던 양석환은 올해 일단 '22홈런·86타점'을 1차 목표로 정했다.
이후 목표를 점점 수정해나갈 계획이다.
양석환은 "내가 풀타임으로 뛴 시즌의 평균 성적은 22홈런·86타점이다.
일단 그 정도는 해야 팀에 미안하지 않다"며 "1차 목표를 달성하면 지난해 달성하지 못한 30홈런·100타점도 노려볼 수 있다"고 밝혔다.
4번 타자 김재환은 두산과 잔류 계약을 했지만, 자유계약선수(FA) 박건우가 NC 다이노스로 떠나 양석환의 역할은 더 커졌다.
그는 "다행히 김재환 선배는 남았다.
우연히 라커룸에서 대표이사, 단장님을 만났는데 나도 모르게 '김재환 선배를 잡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재환이 형이 내 앞 타석에 서면 당연히 도움이 된다"고 웃으며 "정말 좋은 타자인 박건우 선배가 떠났다.
내가 조금 더 잘해서 형의 공백을 메우고 싶다"고 말했다.
2022년 두산에는 투수 임창민, 김지용, 외야수 강진성 등 새로운 이적생이 등장했다.
'성공한 이적생' 양석환은 "새로 이적한 동료들에게 '두산은 야구하기 좋은 팀'이라고 말했다"며 "나는 지난해 두산에서 즐겁게 야구했다.
새로운 동료들도 같은 기분을 느꼈으면 한다"고 바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