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마이너스 금리 시대도 종말…주요국 국채 속속 플러스 전환

유럽중앙은행(ECB)의 올 4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고하는 ECB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의 발언이 나왔다.

연내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둔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의 최근 메시지에 이은 이 같은 '매파적'(통화긴축적) 발언에 유럽에서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종말을 맞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CB의 매파 위원으로 알려진 클라스 크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자국 TV와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올 4분기 첫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통상 0.25%포인트씩 올리는데 이번에 달리할 이유가 없다"며 "두 번째 인상은 내년 1분기가 될 것 같다"고 관측했다.

또 가속페달에 발을 댄 채 브레이크를 밟을 수는 없다며 가능한 한 빨리 채권매입도 종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크노트 총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물가가 올해 상당 기간 4%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월 유로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바 있다.

ECB 통화정책위원 가운데 공개적으로 연내 인상 전망을 제시한 인사는 크노트 총재가 처음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앞서 지난 3일 라가르드 총재는 통화정책회의 후 연 기자회견에서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highly unlikely)라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는 연내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는 의미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이어 ECB도 계속되는 높은 인플레이션에 매파로 전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금융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지난주 단기자금시장 참여자들은 ECB가 연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ECB 예금금리가 현행 -0.50%에서 거의 8년 만에 처음으로 0%로 복귀함을 뜻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특히 마이너스 금리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속속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컨대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 이후인 지난 4일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등 유럽의 주요국 국채 5년물 금리가 수년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금리가 마이너스인 유로존 채권 금액이 채권값 하락으로 당일 3분의 1가량 급감해 사상 최대 감소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5년물에 이어 3년물도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며 마이너스 금리인 3년물은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밖에 안 남았다고 전했다.

또 회사채의 경우 투자등급 기준 마이너스 금리 채권의 비중이 5%가량에 불과해 마이너스 금리가 더 빨리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6개월 전만 해도 마이너스 금리 회사채의 비중이 50%를 넘었다.

ING그룹의 안투안 부벳 선임 전략가는 현재 시장 상황이 "다음 정거장이 0%인 폭주 기관차와 같다"며 "마이너스 금리의 시대가 끝나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CB 매파 위원 4분기 금리인상 전망…연내 인상 가능성 커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