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탄소중립 성공하면 2천100년까지 해수면 높이 0.28∼0.55m 상승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가장 큰 변화는 해수면 상승이다.

5일 유엔 IPCC 6차 보고서에 따르면 배출된 온실가스로 인해 빙하가 녹으면 전 지구 해수면에 수백·수천 년 동안 돌이키기 어려운 변화가 생긴다.

보고서는 우선 2100년까지 향후 80년간 진행될 해수면 변화가 최근 발생한 해수면의 변화보다 적게는 2∼4배, 많게는 4∼8배 빠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여기에 산악 빙하와 극 빙하가 앞으로 수십 년 혹은 수백 년 동안 지속해서 녹으면서 해수면은 수천 년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탄소 배출량에 따라 2100년까지의 해수면 변화를 5단계로 예측했다.

우선 1단계는 전 세계가 '파리 기후협약'에서 목표한 데로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에 성공한 상황을 가정한다.

이렇게 되면 2100년도의 해수면은 지금(1995년∼2014년)보다 0.28∼0.55m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단계는 탄소 중립 시기가 늦어졌지만 2050년과 2천100년까지 목표를 달성하는 상황을 가정한다.

이 경우 해수면은 1단계보다는 더 높아져 0.32∼0.62m 상승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탄소 중립을 달성하지 않고 현재 수준으로 2050년까지 탄소를 배출하는 3단계 상황에서는 해수면이 0.44∼0.76m 높아진다.

2100년까지 지금보다 두 배 더 탄소 배출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가정하는 4단계에서는 0.63∼1.33m, 2050년까지 짧은 시간에 두 배를 더 배출하는 최악의 5단계에서는 0.98∼1.88m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처럼 해수면이 상승하면 우리 국토는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한국해양공단 '해수면상승 시뮬레이터'를 보면 이런 위기 상황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프로그램을 보면 1단계 해수면이 0.34m 정도 상승했을 때는 여의도 83배에 달하는 전국 연안 면적이 물에 잠기고, 해수면이 0.72m 상승하면 여의도 면적 119배가 잠기는 것으로 나타난다.

해수면이 1.1m 높아지면 여의도 172배 면적이 잠기며, 3만7천334명이 침수 인구가 되는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수천 년간 지속될 해수면 상승을 가정하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구 온난화가 1.5도에서 억제돼도 수천 년 뒤에는 해수면이 2∼3m가 상승하고, 2도까지만 높아져도 해수면은 19∼22m가 올라간다.

이런 해수면 상승 근거는 과거의 기록인데, 지금보다 1.5도 기온이 높았던 12만5천년 전에는 지금보다 해수면이 5∼10m 높았고, 지금보다 기온이 2.5∼4도 높았던 300만 년 전에는 해수면이 5∼25m 높았다고 한다.

한국해양공단에 따르면 해수면이 7m 높아지면 현재 184만명이 거주하는 면적(여의도 954배)이 사라지고, 해수면이 39m 상승하면 연안의 높이 15층 아파트가 잠기며 여의도 6천900배 면적이 사라진다.

이준이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 교수는 "해수면 상승은 지속화될 수밖에 없어서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최근 탄소중립을 많이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설정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