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기에 용수철 효과, 더 크게 발생
이러한 현상이 현 정부만의 문제였을까요? 참여정부 시설 양도소득세 중과제도와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하면서 가격을 떨어뜨리려 했으나 동결효과(lock-in effect)로 인해 2005년(14.4%), 2006년(33.2%)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는 효과를 낳았습니다. 동결효과란 자산의 양도차익에 대해 중과하면 납세에 대한 저항으로 자산을 매도하지 않으려 하고 그에 따라 거래량이 줄어드는 효과를 의미합니다. 지방의 경우 같은 기간 각각 6.29%, 3.16% 상승에 그쳤습니다. 당시 지방 부동산시장은 정부의 규제가 많지 않았습니다. 규제가 많은 지역은 가격이 오르고, 규제가 없는 지역은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 벌어졌는데 현재와 아주 유사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풍선효과(balloon effect)도 있을 수 있습니다. 풍선효과란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룩 튀어나오는 것처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특정 사안을 규제 등의 조치를 통해 억압하거나 금지하면 규제가 없거나 느슨한 또 다른 경로로 우회하여 유사한 문제를 일으키는 사회현상을 의미합니다. 서울 도심의 재건축․재개발사업을 규제하자 수도권 광역도시철도(GTX) 노선 인근 수도권 외곽의 신축아파트들 가격이 많이 올랐던 사례들은 전형적인 풍선효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의해야 할 점은 풍선효과란 대부분 가격이 상승하는 호황기 때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풍선이 부풀었다 줄었다 하기 위해서는 수요가 충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격이 조정을 받았을 때는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 현실적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기 어렵습니다. 가격이 조정을 받는 시기에는 풍선효과보다는 용수철효과(spring effect)가 더 크게 발생하는 듯합니다. 줄어든 수요가 특정 지역과 특정 상품에만 몰리기 때문입니다. 똘똘한 한 채는 용수철효과의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용수철효과란 누르면 누를수록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성향이 강해지는 현상을 일컫는데 현재 서울의 주거선호지역에 정확히 적용됩니다. 서울 주거선호지역은 토지거래허가 대상으로까지 지정되어 가장 규제가 심하지만 아파트 가격은 계속 오르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용수철효과는 두 가지 방향으로 발생합니다. 거래와 가격 측면입니다. 현재와 같이 비정상적인 부동산시장에서는 매도를 원하는 주택수요자들도 정부의 중첩된 규제로 인해 보유하는 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지 않다면 증여나 이상거래(교환 등)로 빠지겠죠. 주거선호지역에서는 용수철효과로 인해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집니다. 규제가 강한 지역의 경우 정부에서 공인해준 주택수요가 풍부한 지역이니 거래가 가능한 공급량이 줄어들 경우 가격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거래는 줄고 가격은 오르는 규제로 인해 왜곡된 시장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규제의 유효기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3~6개월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작심한 듯이 발표한 8.2대책의 효과는 5개월 정도 매수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2018년 10% 이상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2017년 눌려있던 부동산시장이 용수철처럼 튀어올랐습니다. 또다시 도입된 2018년의 9.13대책으로 거의 1년 동안 시장을 얼어붙게 됩니다만 이는 2021년 20%가 넘는 상승을 초래하는 폭등장을 만들었습니다. 눌려있던 기간이 길었던 만큼 그 폭발력은 더 컸던 겁니다.
대출 규제로 촉발된 현재의 부동산시장은 4개월째 매수심리를 얼어붙게 만드는 중입니다. 하지만 수요억제 정책으로는 부동산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향후 용수철효과는 눌려있는 기간과 비례해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포퓰리즘 정책에 몰두하는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으로 인해 대선까지는 현재와 같은 왜곡된 부동산시장은 계속될 듯합니다. 대선만 넘겨보자는 정부의 얄팍한 임시방편으로 인해 부동산시장이 다시 불안해질까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