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영상진흥원 '괴롭힘 피해' 주장 직원 전보인사 논란

직원 "피해 호소 뒤 전보" vs 진흥원 "순환보직 따른 인사"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한 직원에게 부당한 인사 조치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한국만화영상진흥원분회에 따르면 진흥원은 지난달 1일 만화박물관에서 근무하던 직원 A씨를 만화도서관으로 전보 조치했다.

앞서 A씨는 상급자 B씨의 지시로 업무과실에 대한 경위서를 대신 작성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진흥원 측에 조치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인사를 앞두고 만화박물관 잔류를 희망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는 자신이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고 부천고용노동지청에 진정해 신종철 만화영상진흥원장이 부당한 인사 발령을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A씨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봤다고 호소한 직원 3명 중 가장 적극적으로 호소했던 직원이며, B씨는 평소 신 원장과 사적 친분을 자랑했던 상급자"라며 "A씨의 전보 조치가 부당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하는 만큼 진흥원은 A씨의 전보 조치를 취소해야 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고발하겠다"고 덧붙였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피해 근로자의 근무 장소를 변경하거나 유급휴가 등 조치를 해야 한다.

단, 사용자는 피해 노동자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진흥원은 A씨와 노조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A씨에 대한 전보 조치는 순환보직 인사 기준에 따라 인사 발령한 것"이라며 "근로조건의 후퇴가 없는 순환인사는 적법하다는 노무사 등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인권을 탄압하고 법규를 위반한 사실이 없으며, A씨의 인사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는 관계없이 이뤄진 것"이라며 "A씨와 노조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