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평균 사용자 연간 약 114만원 더 부담
BOE "올해 가계순소득 2% 감소 전망"
영국 에너지요금 54% 뛴다…금리·세금 인상 겹쳐 가계 압박
4월부터 영국의 에너지요금이 54% 치솟으면서 가계 생활비 압박이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스·전기시장 규제기관인 오프젬(OFGEM)은 3일(현지시간) 에너지 요금 상한(cap)을 54% 올린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평균 사용자의 연간 요금이 1천971파운드(322만원)로 693파운드(약 114만원) 오른다.

오프젬은 가스·전기 등 에너지 단위 요금 상한을 1년에 두 차례 조정하는데, 작년 10월에도 12% 올렸다.

이번 조정으로 2천200만가구가 영향을 받는다.

스카이뉴스는 생활비의 10% 이상을 에너지 비용으로 지출하는 가구가 200만이 추가되면서 총 600만이 넘어갈 것으로 추정했다.

오프젬 조너선 브리얼리 CEO는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에너지 시장은 큰 도전에 직면했으며, 이는 30년 만에 한 번 있을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카이뉴스는 가스 도매요금이 1년 전과 비교해 거의 4배 뛰었다고 말했다.

영국 에너지요금 54% 뛴다…금리·세금 인상 겹쳐 가계 압박
소비자들에게 가격 상승을 바로 전가하지 못한 전기·가스 공급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어서 작년 이래로 25개사가 퇴출됐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요금 상한이 올해 가을에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스카이뉴스가 전했다.

영국 가계는 에너지 요금 급등에 더해 전반적인 물가 상승과 금리·세금 인상으로 상당한 위기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이날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 올렸다.

물가상승률이 작년 12월 5.4%를 기록한 데 이어서 4월에는 7.25%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금리는 더 많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는 통화정책위원 9명 중 4명이 0.5%포인트 인상 의견을 냈다.

BOE는 올해 물가 상승분을 감안한 가계 순소득은 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1990년에 기록이 시작된 이래 최악의 성적으로, 2011년에도 -1.3%에 그쳤다고 더 타임스가 전했다.

4월부터는 각종 세금 인상도 예고돼있다.

리시 수낙 재무부 장관은 이날 하원에서 에너지 요금 상한 발표 직후 90억파운드 규모 지원방안을 내놨다.

가구 당 350파운드(57만원) 중 에너지 요금 200파운드 지원은 내년부터 5년간 되갚는 조건이고 150파운드는 주민세(council tax) 할인이다.

노동당 한 의원은 그러나 터무니없이 작은 지원이라고 지적했다.

연 수입 2만7천파운드인 경우 에너지 요금, 자동차 연료비, 음식 재료비, 복지비 삭감, 소득세 인상, 면세점 동결로 연 2천875파운드가 더 들어간다고 그는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