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만 한 차례 조사…검찰 "이재명, 공모 증거없어 조사 어려워"
숨진 유한기 공소권 없음 처분…수사 한계 드러내
'황무성 사퇴 압박' 이재명·정진상 무혐의…李 조사 안해(종합2보)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의 사퇴를 강요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정진상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3일 2015년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후보와 성남시 정책실장이던 정 부실장을 혐의없음 처분했다.

함께 고발된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 화천대유 관계자 등 성명 불상자도 무혐의 처분했다.

숨진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은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

이 후보와 정 부실장 등은 유한기 전 본부장을 통해 황 전 사장의 사퇴를 종용하고(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지침서를 위조한 혐의(공문서위조 등)로 고발됐다.

검찰은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 황 전 사장과 유한기 전 본부장의 대화 녹취, 사직서, 관련 공문 등을 종합한 결과 유한기 전 본부장이 이 후보나 정 부실장과 공모해 황 전 사장의 사직을 강요하거나 그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황 전 사장이 제출한 사직서 역시 본인이 작성해 전달한 것이고,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지침서도 결재 과정에 비춰볼 때 위조했다고 볼 증거는 없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황 전 사장의 대화 상대자인 유한기 전 본부장과 그가 녹취록에서 언급한 정 부실장은 청사에 직접 불러 조사했다.

'황무성 사퇴 압박' 이재명·정진상 무혐의…李 조사 안해(종합2보)
그러나 녹취록에 함께 언급된 이 후보에 대해선 어떤 형태로든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황 전 사장이 공개한 2015년 2월 6일자 녹취록에서 황 전 사장은 "그러면 시장님 허가받아오라 그래"라며 버텼고, 유한기 전 본부장은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거 아닙니까 대신. 시장님 얘깁니다.

왜 그렇게 모르십니까"라며 답답해한다.

황 전 사장이 공개한 녹취록에 이 후보를 가리키는 '시장님'은 7차례, 정 부실장을 뜻하는 '정 실장'은 8차례 등장해 사퇴 압박 배후에 두 사람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관계인 진술 등에 비춰 (이 후보의) 지시, 공모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점 등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녹취록까지 공개하며 사직 강요를 주장했던 황 전 사장은 검찰 처분에 대해 "특별히 할 말이 없고, 내가 지금 얘기해봐야 좀 그렇다"며 말을 아꼈다.

법조계에서는 정 부실장 등의 개입 정황이 담겼는지 확인하기 위해 숨진 유한기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 등의 방식으로 확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검찰은 별도의 조처를 하지는 않았다.

검찰은 이 후보 등을 고발한 시민단체가 재정신청한 것과 관련해서는 관련 기록을 서울고검에 인계했다.

재정신청은 고소·고발인이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법원이 대신 판단을 내려 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이번 검찰 처분의 타당성은 서울고법이 다시 판단하게 된다.

이번 처분과 별개로 대장동 수사의 본류인 이 후보 등이 배임으로 고발된 사건은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