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서울 지하철 운수 수입이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의 영향으로 승객이 급감한 가운데 무임수송 등으로 인한 고질적인 재정난까지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3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운수 수입은 총 1조1542억원으로 2020년(1조1932억원)보다 3.2% 감소했다. 2019년 1조6367억원에 비하면 2년 새 29.5% 급감했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운수 수입 감소분 추정액은 4825억원”이라며 “코로나19 타격이 시작된 2020년분까지 더하면 감소분이 9000억원대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서울 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2·3단계 구간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지난해 수송 인원은 19억5103만 명으로 2020년(19억3446만 명)과 비슷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송 인원(26억7143만 명)과 비교하면 4분의 1 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무임수송으로 인한 재정난도 심화됐다. 지난해 지하철 1∼8호선 무임수송 인원은 2억574만 명으로, 전체 승차 인원의 15.9%를 차지했다. 2020년보다 1006만 명 늘었다. 이들의 수송을 운임으로 환산하면 약 2784억원이다. 무임수송 인원 중 65세 이상 비중은 83.0%로 전년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5년간 가장 높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무임수송은 법률로 보장하는 복지 제도임에도 그 손실로 인한 부담을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떠안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관련 대책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시철도 무임수송은 정부가 노인, 장애인 등의 보편적 이동권을 보장하는 취지에서 1984년 도입했다. 각 도시철도 운영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다. 서울교통공사 등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 노사는 지난달 무임수송 국비 보전에 대한 건의문을 채택했다. 이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각 정당 대선 캠프에 전달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엔 도시철도를 운영하는 전국 6개 지자체장이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을 정부가 국비로 보전해줄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