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6명 중 2명 수습·2명 매몰 위치 발견…추가 붕괴 탓에 '수색 중단'
경찰 수사는 입건자들 '방어권 행사'로 조사 지연…'숨 고르기'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참사 현장의 실종자 수색이 설 명절 닷새 연휴 동안에도 쉼 없이 진행됐다.

명절 연휴 기간 수색 당국은 매몰 위치 발견 이후에도 수습에 어려움이 있던 희생자 1명을 가까스로 가족 품에 돌려보냈고, 추가 매몰자의 위치도 확인했다.

그러나 위태롭게 매달려 있던 26t가량 잔해물이 무너져 내리는 등 향후 수색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발생했다.

원인과 책임자 규명 수사는 연휴라는 복병을 만나 잠시 숨 고름 할 수밖에 없었는데, 경찰은 연휴 기간 향후 수사를 위한 압수물 분석에 집중했다.

설연휴 쉼 없는 구조·수색…희생자 수습·매몰자 추가 발견
◇ 설 명절 닷새간 희생자 1명 수습…매몰자 추가 발견
구조 당국은 설 명절 연휴 기간 전력을 다해 매몰 위치가 확인된 실종자를 구조·수습하기 위해 노력했다.

연휴 사흘째인 지난달 31일 붕괴 건물 28층에서 숨진 채 발견된 실종자 1명을 수습했다.

이 실종자는 지난달 27일 발견됐지만, 구조 당국은 겹겹이 쌓여있는 잔해물을 치우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구조 당국은 연휴 기간 미니 굴삭기 2대를 쉴새 없이 가동해 결국 최초 발견 후 닷새 만에 붕괴 사고 두 번째 희생자를 차가운 시신으로나마 가족 품에 돌려보냈다.

이 실종자는 이틀 먼저 발견된 또 다른 매몰자를 구조하기 위한 진입로 확보 작업 과정에서 발견됐는데, 먼저 발견된 매몰자는 여전히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어 피해자 가족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구조 작업과 함께 탐색 작업도 병행하던 구조 당국은 설 당일인 지난 1일 오후 3시 20분께 붕괴 건물 동쪽 26층에서 또 다른 매몰자 1명을 발견했다.

잔해물 제거와 내시경 카메라를 이용한 탐색 활동 중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매몰자의 발목 부분을 확인했다.

이 매몰자는 잔해물 더미의 가장 아랫부분에서 발견돼 수습까지는 상당 시일 걸릴 것이라고 구조 당국은 설명했다.

설연휴 쉼 없는 구조·수색…희생자 수습·매몰자 추가 발견
◇ 26t 구조물 낙하로 수색 중단…안전성 검토 후 재개
매몰 위치가 파악된 2명 실종자를 구조하지 못했고, 2명 실종자는 매몰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지만, 추가 붕괴라는 악재가 발생해 수색에 차질이 발생했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오전 붕괴 건물 28층 동쪽 코너 부분에 기울어진 채 매달려 있던 26t가량의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22층으로 떨어졌다.

당국은 낙하 충격을 받은 붕괴 건물의 불안전성 등을 고려해 수색·구조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지지대를 보강하는 등 안정화 작업을 하고 있다.

다만 29층에 쌓여있는 잔재물을 지상으로 옮기는 작업은 중단 없이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당국은 건물 구조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 건물 내부에서의 활동이 안전하다는 결론이 나면, 구조와 수색 활동을 다시 시작할 방침이다.

특히 실종자 6명 가운데 3명이 붕괴 건물 중앙·동쪽 26~28층에 가득 쌓여있는 잔해물 더미에서 잇따라 발견된 점에 주목해 향후 수색 과정에서 실종자 추가 발견의 희망이 엿보인다.

당국은 이 구역을 중심으로 집중 수색 활동과 함께 미니 굴삭기 등을 동원한 잔해물 제거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소방 관계자는 "건물 안정화 조치를 한 후, 안전성 확보 여부에 대한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수색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연휴 쉼 없는 구조·수색…희생자 수습·매몰자 추가 발견
◇ 원인·책임자 규명 수사 본격화 전망
설 연휴 직전, 붕괴 사고를 유발한 요인으로 ▲ 지지대(동바리) 미설치 ▲ 역보(수벽) 무단 설치 등을 지목한 경찰은 현대산업개발(현산) 관계자들을 연이어 소환조사하면서 책임자 규명 분야에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주요 입건자들의 변호인들이 명절 연휴를 이유로 소환조사 일정을 미루는 등 방어권을 행사하면서, 추가 진술을 확보하지 못해 수사에게 정체 요인이 발생했다.

잠시 숨 고르기에 돌입한 수사본부는 연휴를 반납하고 산더미처럼 쌓인 압수물 분석을 진행했다.

현재 현산 측은 부실시공, 무단 공사 의혹에 대해 "하청업체가 임의로 한 일"이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반면 하청 업체는 "원청인 현산의 지시를 받거나 또는 협의해 진행한 일"고 진술하고 있고, 감리는 "현산이 공법 변경과 관련, 구조검토 요구를 묵살했다"고 정반대의 진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이 향후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이들의 진술 신빙성을 증명할 주요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와 별도로 경찰 수사본부는 붕괴 현장의 수색 상황이 이어져 현장 감식을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 동영상과 사진 증거들로 증거를 보완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불법 재하도급 수사 분야에서도 관련자 소환 조사를 준비하는 등 연휴 이후 본격적으로 수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수색이 가장 우선인 상황에서 수사는 긴 호흡을 갖고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놓치는 부분 없이 성실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