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율 약속에 2억5천 건네…사기범 "고액 이자 돌려달라" 고소
1심 징역 6개월→집유 2년…재판부 "이자 받는 과정에 폭력 없어"
고수익 사기에 투자…연이자 2천485% 챙긴 50대, 항소심서 감형
고수익 사기에 돈을 투자해 2천400%가 넘는 연이자를 챙긴 50대 투자자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전주지법 제3형사부(고상교 부장판사)는 이자제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7)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7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B씨에게 2억5천만원을 투자하고 이자로만 2억5천440여만원(연 이자율 2천485%)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자제한법상 당시의 법정 최고이자율은 24%였다.

A씨는 "벼를 수매하는 데 자금이 필요하니, 돈을 빌려주면 고액 이자를 지급하겠다"던 B씨에게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피해자들에게 돈을 빌려 다른 피해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돌려막기' 수법으로 범행하던 중 사기죄로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A씨는 B씨가 약속대로 고이율과 원금을 지급한 유일한 투자자였다.

사기 범행으로 교도소에 보내진 B씨가 A씨를 상대로 "거액의 이자를 돌려달라"며 '옥중 고소'를 한 것이다.

사건을 심리한 1심 재판부는 A씨가 지급받은 고이율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취한 돈이 법정 최고이율을 훌쩍 초과한다"며 "피해자에게 돈을 돌려주지 않았고,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원하고 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자제한법은 경제적 약자에 대한 폭리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제정된 법인데, 이 사건의 피해자를 경제적 약자로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원금과 이자를 받는 과정에서 폭력이나 위력을 행사한 적은 없는 점,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겁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