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주기에 번역 출간
헤세가 기록한 음악 단상…'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
독일 출신 대문호 헤르만 헤세(1877∼1962) 60주기에 그의 작품 속 음악 단상을 모은 책이 나왔다.

출판사 북하우스는 헤세의 음악에 대한 글을 아우른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를 헤세 60주기에 번역 출간했다고 31일 밝혔다.

헤세의 많은 소설에는 음악이 등장해 청각적 분위기를 구현한다.

그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사랑했지만, 특히 음악과 깊고 특별한 관계를 맺었다.

'수레바퀴 아래서'의 주인공 한스는 삶의 마지막 순간 혼자 노래를 부른다.

'데미안'의 주인공 에밀은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들으며 음울하면서도 신비한 전율에 사로잡힌다.

'게르트루트'는 음악가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며, '황야의 이리'에서는 재즈 연주자가 중요한 인물로 등장한다.

헤세는 어느 편지에서 "음악은 내가 무조건적으로 경탄을 바치는,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믿는 유일한 예술"이라고 했다.

헤세가 기록한 음악 단상…'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
책을 기획한 헤세 전문 편집자 폴커 미헬스는 헤세가 쓴 모든 글 가운데 음악을 대상으로 한 글을 뽑아 '완전한 현재 안에서 숨쉬기'와 '이성과 마법이 하나 되는 곳' 등 2개 장에 실었다.

음악에 대한 독자적인 작품들을 모은 1부는 산문과 소설, 시 등으로 구성됐다.

2부는 신문과 잡지 기고 글, 편지, 일기, 메모 등을 집필 순서에 따라 배치해 한층 자전적이며 직접적인 고백을 담고 있다.

젊은 시절의 글은 음악에 대한 감정 위주 묘사가 주를 이뤄 낭만적 감상자처럼 음악적 인상을 언어로 옮겨놓았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과 함께 헤세는 정치, 사회적 현실을 의식하면서 관객을 마비시키는 도취적인 음악과 연주자에 대한 개인 숭배를 경계한다.

예술과 정치가 집단을 움직인다는 공통점을 인지하며 모럴리스트의 입장으로 예술적 관점을 확장한다.

북하우스는 "음악은 헤세의 문학 세계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헤세를 깊이 읽은 이들에게 그의 작품은 '악보 없는 음악'으로 불렸다"며 "이 책은 헤세와 음악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드러낸 최초의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헤세의 시로 만든 음악 작품 목록도 수록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