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가 운영계획 발표하면 심의위원이 질의·토론 거쳐 결정 추천
행안부 주관 대통령상 등 수상…다른 지자체 벤치마킹 이어져
[톡톡 지방자치] "실질적인 주민자치 실현" 세종시 읍면동장 시민추천제
"제가 직접 추천한 분이 면장으로 임명돼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니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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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연동면장 추천 주민심의위원회 위원인 이모 씨는 지난해 말 열린 면장 추천 주민심의위원회 회의에서 '읍면동장 시민추천제'를 통해 추천, 임명된 윤석춘(54) 면장에 대해 "주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면장님을 보니 우리 동네의 미래가 기대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연동면장 추천 주민심의위원회에서 이씨를 비롯한 위원 35명은 면장 공모에 응모한 2명의 후보를 심사해 윤 면장을 신임 면장으로 추천했고, 그는 올해 첫 정기인사 때 연동면장으로 임명됐다.

윤 면장은 연동면 주민 1천700여 가구 중 절반을 웃도는 900여 가구가 농업에 종사하는 점을 고려해 친환경 농산물 생산과 싱싱장터(로컬푸드직매장) 납품을 통한 농가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톡톡 지방자치] "실질적인 주민자치 실현" 세종시 읍면동장 시민추천제
세종시가 실질적인 주민자치 실현을 목표로 도입한 읍면동장 시민추천제가 새로운 주민자치 협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시민추천제를 통해 임명된 읍면동장이 주민과 긴밀히 소통하며 마을 현안 해결과 주민자치 촉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읍면동장 임명 권한을 시민과 나누는 주민자치 협치 모델을 만들겠다며 2018년 8월 조치원읍을 시작으로 읍면동장 시민추천제를 도입해 현재 21개 모든 읍면동에서 이 제도를 시행 중이다.

신도심(행정중심복합도시)에 동(洞)이 새로 생기면 곧바로 주민심의위원회의 추천 절차를 거쳐 동장을 임명한다.

이 제도는 주민심의위원회가 내부 공모를 통해 지원한 읍면동장 후보자(5급)를 심사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를 시장에게 추천하면 시장이 정기인사나 수시인사 때 임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임용권자가 필요로 하는 읍면동장이 아닌 주민이 필요로 하는 지역 일꾼을 주민이 직접 선택하는 제도다.

읍면동장 후보가 마을 운영 계획을 발표한 뒤 주민과 질의·토론을 벌이고, 전체 심의위원들이 평가표에 배점을 부여해 후보를 추천한다.

주민심의위원회는 주민 대표성 강화를 위해 주민자치회와 이통장협의회 위원 등 30∼50명 정도로 구성된다.

시의원 1명과 학생 2명이 당연직으로 포함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임명된 읍면동장에게는 근무 기간 2년 보장과 함께 인사상 혜택 등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읍면동장 시민추천제에 대해 시민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추천제를 통해 임명된 읍면동장의 주민을 대하는 태도가 겸손하고 행정을 펼치는 자세가 진지하면서 적극적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동면 주민자치회 회원인 김모 씨는 "신임 면장의 연동면 현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주민에 대한 애정도 많은 것 같다"며 "특히 연동면의 미래가 '친환경 농업 육성'에 있다고 보고 관련 분야에 많은 관심을 쏟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박모 씨도 "면장님과 지역 현안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해결 방안도 모색한다"며 "이전 면사무소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일이 펼쳐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톡톡 지방자치] "실질적인 주민자치 실현" 세종시 읍면동장 시민추천제
세종시 읍면동장 시민추천제는 2018년 12월 행정안전부 주관 '지방 인사 혁신 경진대회'에서 대상(대통령상)을 받았다.

이 대회 직전에 행안부가 주관한 '국정 목표 실천 지방자치단체 경진대회'에서는 우수상을 받았다.

새로운 주민자치 협치 모델 구축과 희망 인사시스템 정착 등의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런 평가는 전국 기관·단체의 벤치마킹으로 이어졌다.

논산시는 2019년 충남 최초로 이 제도를 도입해 현재 15개 모든 읍면동에서 시행 중이며, 공주시도 16개 읍면동 중 7곳에서 운영 중이다.

충남 당진시와 경기도 평택시도 이 제도를 부분적으로 도입, 시행하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주민과 지역사회 관점에서 공공서비스를 설계하고 주민자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주민 접점에 있는 읍면동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주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주민과 행정 간 소통을 강화하는 성과가 있는 만큼 세종시를 대표하는 주민자치 활성화 제도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