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환·원세화씨, 취약계층 위한 기부·후원 나서
"아들 유지 이어갈 것" 퇴직 공무원 부부의 이웃사랑
"아들은 사회복지 분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
인천시 연수구에 사는 최태환(63)·원세화(64)씨 부부는 2015년 하나뿐인 아들을 눈물 속에 떠나보내야 했다.

희소병인 결절성 경화증을 안고 태어난 아들은 평생을 약에 의존해 살았다.

갈수록 온몸에 경련 증상이 심해져 2012년 수술을 받았으나 27살이 되던 해에 끝내 숨졌다.

최씨 부부는 때때로 아들이 생각날 때면 슬픔에 잠겨 눈물을 감추지 못했지만, 한편으로 자식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어머니 원씨는 "구청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취약계층 지원 활동에 아들과 함께 참여하곤 했다"며 "오랜 투병 생활에 심신이 약해진 상황에서도 남을 도우려는 아이였다"고 설명했다.

최씨도 "아들은 평소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처지가 어려운 이웃을 주의 깊게 살핀 것 같다"며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어 2급 자격을 취득했지만, 건강 악화로 1급 자격증은 따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의 못다 이룬 뜻을 부모가 이어가기로 했다"며 "크고 작은 목돈이 생길 때마다 취약계층을 위한 기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들 유지 이어갈 것" 퇴직 공무원 부부의 이웃사랑
최씨 부부는 30년 넘게 구청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2018∼2019년 퇴직한 후에도 이웃 사랑을 실천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인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300만원을 기부하는 등 2016년부터 모두 3천만원 상당의 기부금을 쾌척했다.

이들은 매달 정기적으로 복지재단 등에 40만원 이상의 후원금도 보내고 있다.

최씨는 현재 동춘1동 주민자치회 회장을 맡아 마을 살림꾼을 자처하고 있다.

그는 "동네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사 역할을 하는 '동네 아저씨'가 되고 싶다"면서 "관내 장애인 복지나, 주민 생활 여건 개선 등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 부부는 29일 "공직에서 국민 세금을 받아 살았으니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으면 당연히 보답하는 마음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부부의 작은 행동이 기부 문화 활성화에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