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운영 중 갈등 쌓여 범행…법원 "반환한 점 참작"
함께 동업하던 유튜버를 수면제로 재운 뒤 가상화폐를 훔친 일당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강도상해·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회사원 권모(44)씨와 임모(44)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했다.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약물치료강의 수강, 2만원의 추징도 함께 명령했다.

권씨 등은 지난해 6월 28일 재테크 유튜버 A씨 소유의 가상화폐 계정에서 7억9천626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A씨에게 수면제를 탄 커피를 건네 마시게 한 뒤, A씨가 잠들자 인감도장과 노트북 등을 훔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씨 등은 A씨와 함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수익 배분과 제작 과정을 두고 갈등하던 중 A씨가 유튜브 채널을 그만두겠다고 하자 범행을 마음먹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당초 이들이 A씨에게 상해를 입혔다고 보고 강도상해죄로 기소했으나, 재판부는 수면제로 인한 일시적 컨디션 저하를 상해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특수강도 혐의를 다시 적용했다.

재판부는 "이득의 규모 등에 비춰 비난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음날 새벽 피해자의 연락을 받고 곧바로 돌려줬고, 일부 사용분을 제외한 상당 금액을 피해자에게 바로 반환하는 등 사태를 수습하려는 태도를 보였다"고 양형 배경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