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이 인도네시아를 방문,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과 만나 고장 난 한국산 잠수함 두 척에 대한 신속 정비를 약속했다.
프라보워 장관은 이에 감사를 표하며 "잠수함 전력증강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해, 인도네시아의 한국산 잠수함 2차 사업 이행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28일 방위사업청과 주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강 청장은 25일 밤 자카르타에 도착, 26일 프라보워 장관과 면담하고 27일에는 대우조선해양이 한국에서 건조해 인도한 잠수함이 있는 수라바야를 방문했다.
강 청장은 한국 해군의 잠수함 전문가 5명과 대우조선해양의 유수준 특수선 사업본부장 등 기술자 13명을 이끌고 인도네시아에 왔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인도한 1천400t급 잠수함 1번함과 2번함이 고장 났으나, 인도네시아 해군이 자체적으로 정비·수리를 하지 못해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이 PAL조선소와 손잡은 3번함은 기술 이전 방식으로 현지에서 조립됐다.
강 청장은 프라보워 장관 면담에서 "한국산 잠수함의 온전한 운용을 위해 대우조선해양이 최선을 다할 것이고, 한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프라보워 장관은 "잠수함 정비 등 한국의 지원에 감사하다"고 말하면서 잠수함 전력증강 필요성을 꺼냈다.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2019년 3월 한국과 잠수함 2차 사업으로 1천400t급 잠수함 3척을 추가로 주문했지만, 지금까지 계약금 납입 등 아무런 이행을 하지 않는 상태다.
대우조선해양은 PAL조선소와 3척을 공동 건조해 2026년까지 인도할 계획으로, 부품도 일부 미리 구매했다가 곤란을 겪고 있기에 프라보워 장관의 잠수함 전력증강 발언이 좋은 신호가 될 수 있다.
야당 총수로 지난 두 차례 대선에 출마했다가 패배한 프라보워 장관은 국방부 장관으로 깜짝 발탁된 뒤 한국과 KF-21 공동개발 사업을 보류시키고, 한국산 2차 잠수함 사업에 대해서도 부정적 발언을 내놨었다.
프라보워 장관은 지난해 강 청장 등과 여러 차례 만남을 통해 우호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더니, 4월에 한국에서 열린 KF-21 시제기 출고식에 다녀온 뒤 공동개발에 본격 재시동을 걸었다.
앞서 강 청장은 우리 해군·대우조선해양 잠수함 전문가들과 함께 전날 수라바야 PAL조선소를 찾아가 인도네시아 해군·PAL조선소 관계자들과 함께 1번·2번함의 기술적 문제를 점검하고 최단기간 내 고칠 방법을 모색했다.
한국 측은 일회성 정비지원에 그치지 않고, 인도네시아 해군이 스스로 정비·수리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 제공 등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