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600선 붕괴 직전, 14개월만에 최저…코스닥도 850 밑돌아
3년물 국채금리, 3년7개월 만에 최고…원/달러 환율 1,200원 재돌파
"추가 하락 가능성도"…금융당국, 지속 모니터링·위험 요인 점검
파월 '매파' 발언에 시장 변동성 확대…주가·원화·채권값 추락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오는 3월 기준금리 인상 예고에 국내 금융시장이 얼어붙었다.

코스피는 3% 넘게 떨어져 2,600선 붕괴 직전까지 갔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었고 원/달러 환율은 14일 만에 다시 1,200원을 넘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94.75포인트(3.50%) 내린 2,614.49에 마쳤다.

이는 2020년 11월 30일(2,591.34)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낮다.

코스닥지수는 32.86포인트(3.73%) 내린 849.23으로 작년 11월 17일(839.4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증시를 끌어내린 것은 간밤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로 긴축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심화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조건이 무르익는다고 가정한다면 3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며 "상당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에서 꾸준히 벗어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고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대형주에 대한 대량 매매가 이뤄지면서 코스피 낙폭이 커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해 1조6천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연기금 등 기관은 1조8천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은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을 편입하면서 다른 대형주를 내다 팔아 지수에 부담을 줬다.

이날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시가총액이 110조원인 점을 고려할 때 코스피 시총은 오히려 7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급락의 가장 큰 원인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대형주 매물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긴축 우려에 원화와 채권값도 추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전날 종가보다 5.1원 오른 달러당 1,202.8원에 마감했다.

채권시장에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거래일보다 6.1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217%에 마쳤다.

이는 2018년 6월 14일(연 2.22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물 금리는 3.9bp 오른 연 2.612%로 2018년 6월 26일(연 2.618%)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은 "긴축 우려가 지속되는 동안 시장 변동성이 심할 것"이라며 코스피가 2,600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을 제기하고 투자자들에게 단기 대응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금융당국도 과도한 불안심리 확산을 막기 위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등은 이날 유관기관 합동 금융리스크 점검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비(非)은행권 위험요인을 점검했다.

금융위는 앞으로 대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면서, 금융 부문 잠재 위험요인을 지속해서 점검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