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중단 대비 '비상계획' 마련
미 국무부 "러 우크라 침공 땐 노르트스트림-2도 끝"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를 절대 가동할 수 없을 것이라는 미국 측의 경고가 나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미국 공영 라디오 NPR에 출연해 "러시아가 어떤 방식으로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노르트 스트림-2는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지 않겠지만 이를 위해 독일과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밀리 하버 주미 독일 대사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사용하거나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침해한다면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미국과 독일은 이미 지난해 여름 이런 내용을 공동으로 선언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 역시 "노르트 스트림-2를 포함해 모든 것을 (제재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러 우크라 침공 땐 노르트스트림-2도 끝"
노르트 스트림-2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로 직접 보내기 위해 발트해 바닥에 건설된 1천200여㎞ 길이의 가스관이다.

노르트 스트림-2가 가동하면 러시아에서 독일로 직접 보내는 가스 수송량이 지금의 배로 늘어난다.

하지만, 이 가스관은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에너지 의존도를 높이고 러시아와 유럽 간 천연가스관이 지나는 우크라이나의 통행료 수입을 끊을 수 있어 유럽을 분열시키는 에너지 프로젝트로 불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가스관 건설은 지난 9월 완료됐지만, 독일 당국은 가스관 운영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EU 내에선 노르트 스트림-2 개통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시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러시아로부터 가스공급이 완전히 중단될 가능성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카드리 심손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과 주제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내달 초 열리는 미·EU 에너지협의회에서 천연가스 대란을 미국 등 다른 국가의 LNG를 통해 해소하는 방안을 미국 측과 협의할 예정이다.

미국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미국 고위 관리는 가디언에 미국 정부가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 중 하나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30일 '세계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 보장' 등의 의제로 카타르 군주(에미르)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를 초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 국무부 "러 우크라 침공 땐 노르트스트림-2도 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