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6 기득권 됐다'는 당 내외 비판…양보하고 공간 열어줘야" 선언
송영길,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 승부수…86용퇴론 물꼬 틀까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대선을 43일 앞둔 25일 자신의 차기 총선 불출마를 포함한 정치 쇄신안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정체로 당내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불거진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세대 용퇴론'을 일부 수용하는 동시에 동일 지역구 4선 연임 금지 등의 정치 개혁 제안으로 상승 동력을 다시 마련해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앞서 23일 재선 친문인 김종민 의원이 '86 용퇴론'을 거론하고 이튿날에는 이 후보의 최측근 의원 그룹인 '7인회'가 백의종군을 선언하는 등 여권 내 인적 쇄신론이 점점 힘을 받는 상황이었다.

당내 '86세대'의 맏형격인 송 대표는 인천 계양에서 5선을 지냈다.

그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현 여권 주류 세력인 '86세대'의 공과를 언급하면서 '기득권 내려놓기' 차원의 후배세대 길터주기를 주장했다.

그는 "586이 많은 일을 해 온 것도 사실"이라며 "민주화와 사회 변화에 헌신했고, 세 번의 민주 정부 탄생과 성공에도 많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86세대가 기득권이 됐다는 당 내외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며 "우리가 원한 것은 더 나은 세상이지, 기득권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배가 된 우리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 때"라면서 "자기 지역구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젊은 청년 정치인들이 도전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공간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자신이 계파색이 옅은 '비주류' 출신으로서 당 대표가 된 점을 거듭 강조하며 진정성을 부각했다.

송 대표는 "아시다시피 제가 이 당에 처음부터 지도부가 아니었지 않느냐"라며 "저도 수많은 배제의 아픔을 겪고 풀뿌리 당원들의 힘으로 기적같이 당 대표에 선출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 취임 이후 '조국 사태' 사과, 부동산 의혹 의원 탈당 권유, 종부세·양도소득세 완화 등 당 안팎의 반대를 딛고 추진한 사례를 열거했다.

그는 "우리 스스로도 운동권이라는 기득권에 안주하면 안 되는 의미"라며 "검찰 동우회든 운동권 동우회든, 이런 기득권 세력을 해체하고 진정으로 정권교체를 넘어선 정치교체를 이재명 후보가 이룰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날 발표는 송 대표의 단독 결단으로 이뤄지고 당 지도부에는 사후에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세부적인 발표 내용은 이재명 후보와도 상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송 대표는 회견 후 비공개 최고위에서 "민주당이 모든 책임을 다 지고 반드시 정권 재창출을 해야겠다는 굉장한 고뇌의 결단"이라며 "국민들께 보궐선거를 만든 것에 대한 책임과 반성하는 자세, 이렇게 해서 우리의 절체절명 과제인 정권 재창출을 하고자 하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는 차원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고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다만,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송 대표의 '총선 불출마' 카드가 전면적 '기득권 내려놓기' 차원의 용퇴로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시각도 당 일각에서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