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당하는 아이 민지후 역…"학대·차별하지 마세요"
'엉클' 이경훈 "지후는 불쌍하기도 하지만 씩씩한 친구예요"
서럽고 화나는 마음을 꾹 참고 있는 모습이 안쓰럽다.

울음을 터트리거나 떼를 쓰지 않는 의젓함은 오히려 가엽게 느껴진다.

TV조선 토일드라마 '엉클'의 아역배우 이경훈(12)은 어린아이다운 천진난만한 얼굴로 할머니의 학대, 엄마의 알코올중독, 친구들의 괴롭힘 앞에 놓인 민지후 역을 담담하게 소화하며 '연기 신동'이라는 칭찬을 받고 있다.

19일 서울 종로 한 카페에서 만난 이경훈은 민지후 캐릭터에 대해 "불쌍해 보인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뒤 "그런데 씩씩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엉클'은 철없는 삼촌과 조카의 유쾌하고 따뜻한 성장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민지후는 할머니에게 폭력을 당하다 엄마와 도망친 12살 초등학생이다.

할머니 집에 다시 끌려갈까 봐 두려워 큰 소동을 만들지 않으려고 참는 게 습관이 돼 있고, 알코올중독인 엄마에게 큰일이 벌어질까 봐 노심초사하는 어른스러운 아이다.

이경훈은 감정을 참는 연기가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한 번씩 살짝 힘들기는 했는데 괜찮았다"며 "내가 학대받는다고 생각하니까 표정이 나왔다"고 했다.

이어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싶은데 못하니까 답답한 것도 있었다"며 "솔직히 저는 다 말하는 스타일인데, 지후는 어떻게 참아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엉클' 이경훈 "지후는 불쌍하기도 하지만 씩씩한 친구예요"
그런 지후에게 엄마(전혜진 분)와 삼촌(오정세)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다.

이경훈은 "엄마는 지후가 가장 믿을 수 있고, 자기를 보호해주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존재"라며 "엄마가 술을 마시는 걸 볼 때는 속이 상하고 슬펐는데, 엄마도 마음의 상처를 받아 알코올중독이 된 거니까 고쳐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촌은 솔직히 처음에는 믿음직스럽지 않았고, 옷도 더러워서 이상한 사람으로 보였다"며 "(뒤로 갈수록) 점점 나를 도와주는데 슈퍼맨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지후와 엄마가 할머니한테 당한 아동학대, 가정폭력 외에도 소득에 따라 차별을 하는 사회 이면을 들춰내는데, 이경훈은 이런 현실을 꼬집는 내래이션과 대사도 소화했다.

'사람이 떨어지는 것보다 아파트값이 떨어지는 게 더 무서운 곳', '부잣집 도련님 반대말이 부도덕은 아니잖아요' 등 어린이가 이해하기 다소 어려운 내용을 잘 소화해 진정성 있게 전달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경훈은 "사실 처음에는 이해가 안 갔는데 감독님과 아빠가 뜻을 알려줬다"고 전했다.

'엉클'을 보는 시청자들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물음에는 "아이를 학대하지 말자", "사람을 차별하지 말자"고 큰 소리로 답했다.

'엉클' 이경훈 "지후는 불쌍하기도 하지만 씩씩한 친구예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