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이어 또 발생…포스코, 즉각 사과
중대재해법 1주일 앞두고 제철소서도 사망사고…산업계 '살얼음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20일로 꼭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산업현장의 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산업계가 초긴장 상태다.

법 시행을 목전에 두고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에 이어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까지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업계에서는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특히 우려했던 대로 업무 특성상 사고 위험이 높은 건설, 철강 업종에서 사고가 터지자 관련 기업들이 잔뜩 움츠러든 분위기다.

포스코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7분께 포항제철소 화성부 3코크스 공장에서 스팀 배관 보온작업자에 대한 안전감시를 하던 용역업체 소속 A(39)씨가 장입차량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지난 11일 1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6명의 실종자를 낳은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에 이어 열흘이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산업현장에서 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건설과 철강 업종은 업무 특성상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그동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비해 안전 관련 조직과 인력을 집중적으로 강화해왔지만, 사고를 막지 못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산업재해 예방조치 의무 위반 사업장 1천243곳의 명단을 보면 건설업이 59%에 달했다.

또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 중 사망재해자가 2명 이상 발생한 사업장의 71%가 건설업체였다.

포스코의 경우에도 최근 3년 사이 포항제철소에서 사고로 숨진 노동자가 모두 8명에 이른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은 포항제철소에서 잦은 산재 사망 사고가 나자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특별감독을 벌여 법 위반사항 225건을 적발해 4억4천여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중대재해법 1주일 앞두고 제철소서도 사망사고…산업계 '살얼음판'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사고와 같은 중대 안전사고에 대해 원청의 책임을 묻는다.

이 법을 적용하면 경영책임자가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다고 인정될 경우 처벌받는다.

기업들은 일단 발 빠르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면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는 식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포스코는 이날 사고가 발생하자 즉각 최정우 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희생자 및 유족에게 사과하고 신속한 사고 수습과 보상 및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포스코는 2020년 11월과 지난해 2월에도 협력업체 직원 등의 사망사고가 나자 사과문을 내거나 최 회장이 직접 사고 현장을 찾아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산업현장 사고에 대해 기업이 무한한 책임을 지게 됐으니 사태를 회피하기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이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겠나"라며 "법이 실제로 시행되고 나서 초기에 적발돼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