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 인권 탄압' 의혹의 중심지인 신장(新疆)지구를 '동계 스포츠의 허브'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영국 BBC방송이 19일 보도했다.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겨울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고 중국 당국이 이 지역의 관광 산업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BBC는 중국 관영 매체와 인플루언서들이 신장지구의 관광 홍보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 지역이 베이징 올림픽 개최지로 보일 정도"라고 전했다.

실제로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매체에서 눈 덮인 신장지구의 아름다운 풍광이나 평화롭게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을 발견하기 어렵지 않다.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도 자국 내 스키 인구를 3억명으로 늘리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동계 스포츠 붐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도 많다.

BBC는 특히 거대한 중국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해외 기업들이 이 지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장 가능성이 큰 '중국 시장의 거부할 수 없는 유혹'에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면서도 최대 현안인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스노보드·아웃도어 브랜드 '버튼'도 이런 기업 중 하나라고 BBC는 전했다.

버튼 중국지사의 크렉 스미스 대표는 BBC에 "(인권 문제를 이유로) 이 지역에서의 영업 활동을 단절하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인권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사실상 나는 정치인도 아니고, 아무것도 모른다"며 "그런 문제는 알아보지 않았다"고 했다.

버튼뿐 아니라 완성차 회사 폭스바겐도 오랜 기간 중국에 대한 투자를 늘려 왔다.

폭스바겐은 신장지구에도 공장을 두고 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작년말 신장 지구에 전시장을 열었다가 미국 내 무슬림의 비판을 받았다.

반도체 제조사 인텔은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이유로 자사 협력업체들에 신장산(産)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는 방침을 밝혔다가 중국 관영매체뿐 아니라 네티즌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고 결국 사과했다.

서방 국가들은 중국 정부가 이 지역 위구르인과 무슬림 소수 민족을 탄압하고 있다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위구르족 100만명 이상을 '재교육 캠프'로 보내 강제 노동을 시켰다거나, 재교육 캠프 내에서 성폭력 범죄가 벌어졌다는 등의 폭로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주장을 줄곧 부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