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출판은 부동산을 소재로 한 조남주의 '서영동 이야기'가 이번 주 출간된다고 18일 밝혔다.
2020년 여름 출간된 테마소설집 '시티 픽션'의 수록작인 '봄날아빠를 아세요?'에서 시작된 연작소설로, 가상의 변두리 지역인 서영동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 7편이 이어진다.
신작은 부동산 문제를 통해 하루하루 계층 사다리를 오르내리는 현대인의 분투와 욕망을 섬세하게 그려냈다고 출판사는 소개했다.
소설에는 우리 동네, 우리 집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봄날아빠(새싹멤버)'의 인터넷카페 회원 봄날아빠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서영동 집값이 올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고가 매매를 위해 대치동 부동산을 이용한다.
'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에서 학원장이자 학부모이면서 서영동 주민인 경화는 자신의 학원 옆 노인복지시설 건설을 반대하는 가운데 치매 환자인 어머니를 요양하게 된다.
'교양 있는 서울 시민 희진'의 주인공은 고생 끝에 마련한 아파트값이 날이 갈수록 오르지만 이웃으로 인한 가족의 불행에 속절없이 무너진다.
"이 소설을 쓰는 내내 무척 어렵고 괴롭고 부끄러웠다"는 조남주는 우리 삶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서영동 풍경을 통해 작가는 고된 몸과 마음을 누일 보금자리라기보다는 자산 증식을 위한 수단과 방법에 가까워진 집을 이야기하고, 이를 통해 '사는 곳'과 '산다는 것'의 의미를 묻는다.
또 아이들이 새 학기 첫인사로 아파트 평수를 묻는다는 오늘날 집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손쉽게 '급'의 기준으로 작용하는지 꼬집는다.
씁쓸한 현실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조금 더 나은 삶,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삶을 위한 분투도 포착된다.
조남주는 2011년 장편소설 '귀를 기울이면'으로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으며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 '고마네치를 위하여', '82년생 김지영', '사하맨션', '귤의 맛'과 소설집 '그녀 이름은', '우리가 쓴 것' 등을 펴냈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의 여성의 삶을 그린 '82년생 김지영'은 2016~2020년 해외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문학 작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