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예산에 감정싸움 치닫는 오세훈-김인호 시의회 의장(종합2보)
서울시 예산을 놓고 연일 'SNS 설전'을 벌이고 있는 오세훈 시장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17일 TBS(교통방송) 출연금을 놓고 또다시 충돌했다.

'그럴싸한 포장지', '사실을 호도하지 말라' 등 격한 표현까지 나왔다.

오 시장이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공약사업인 '서울런' 예산을 시의회가 삭감한 것을 비판하자 김 의장은 서울시의 TBS 출연금 삭감으로 응수했다.

김 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 시장을 향해 "TBS 출연금 삭감이유는 무엇이냐"고 질문하면서 "워낙 포장 실력이 출중하다 보니 여기에도 그럴싸한 포장지를 준비하긴 했었지요"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의 TBS 출연금 삭감이 "'재단 독립화'라는 포장 아래 '언론에 재갈 물리기'"라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TBS는 직원 인건비, 청사 유지비, 송신소·방송장비 유지 등 고정비용으로만 연 370억원이 소요되는 기관"이라며 "서울시는 이를 다 알면서도 연간 고정비조차 충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예산을 편성한 뒤 '방송의 독립'을 운운하는 억지 논리를 펼쳤다"고 날을 세웠다.

또 "서울시의 TBS 길들이기는 이제 시작일 뿐인지도 모른다"며 "한 해 예산을 좌지우지하려고 했으니, 나머지는 식은 죽 먹기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곧바로 '자극적인 용어로 사실을 호도하지 마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TBS 출연금 삭감은 대표적인 '서울시 바로 세우기' 노력의 하나라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TBS는 당초 교통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설립됐다"면서 "잘 아시다시피 특정 프로그램은 계속 공정성 논란을 야기해왔고 급기야 개인 방송이냐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TBS는 2년 전 독립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진정한 독립은 의무와 책임도 함께 가야 하는데 그중 상당 부분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재정적 독립"이라며 "운영 재원은 시민의 혈세로, 방송 내용은 독립적으로 한다는 것이 가당한 논리이나"고 반문했다.

이어 "상업광고나 추가적인 재원 확보 노력을 하라는 취지로 253억원의 출연금을 삭감해 편성했더니 시의회는 67억원이나 다시 증액해 버렸다"면서 "그것도 TBS 출연금 증액을 고집하면서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하도록 붙잡아두면서 말이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TBS 길들이기', '언론탄압'이라는 자극적인 용어로 TBS를 옹호한다고 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사실을 호도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서울시의 TBS 출연금은 지난달 31일 시의회에서 320억원으로 확정됐다.

서울시가 당초 삭감했던 123억원 중 약 68억원이 복원돼 삭감액 규모는 약 55억원으로 줄었다.

오 시장은 이달 7일 '지못미 예산 시리즈 1 - 장기전세주택'을 시작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시의회가 자신의 역점사업 예산을 삭감한 데 대해 비판을 이어가고 있으며 김 의장도 페이스북에서 맞대응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