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여영국과 통화서 "백지에 그림 그린다는 심정으로 숙고 거듭"
'장고' 장기화 관측도…"오늘내일 중 후보 만나야"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의 칩거가 길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12일 밤 돌연 '숙고'를 선언한 심 후보는 이후 모든 일정을 취소, 14일 현재까지 사흘째 두문불출한 상태다.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오전 일찍 경기도 고양시 자택을 나선 심 후보는 저녁 늦게 복귀한 뒤 이튿날인 현재까지 자택에 머물고 있다.

당 관계자들과는 여전히 연락을 삼가고 있지만 여영국 대표와는 한 차례 통화하며 일각에서 나오는 '사퇴설'에 선을 그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부 통화는 한 번 있었다"며 "후보께서 모든 걸 내려놓고 백지에 그림을 그린다는 심정으로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며 '너무 큰 걱정 마시라' 하는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사흘째 칩거에 애태우는 정의…사퇴 선 그은 沈 "큰 걱정 말라"
다만 당 지도부는 심 후보의 복귀 시점과 심 후보가 들고 올 '쇄신안'에 대한 예측은 하고 있지 못하는 상태다.

여 대표와 심 후보의 통화에서도 이러한 대화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심 후보의 '장고'가 이번 주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심 후보 본인도 선대위 재구상에 대한 고민 끝에 답을 가져와야 하는 상황 아니냐"며 "주말까지는 현재와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심 후보의 '결단'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구조상, 그야말로 진공 상태에 놓인 정의당 지도부는 노심초사하며 심 후보의 조속한 복귀를 바라고 있다.

여 대표는 "지도부도 후보와 함께 성찰의 시간을 가지며 당 안팎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며 "여러 내용을 함께 종합해 심 후보와 상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택에 찾아갈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후보 비서실과 상의해 판단할 예정"이라면서도 "오늘내일 중에는 후보를 한 번 만나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역시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오늘 중으로는 연락이 될 거라고 예상한다"며 "후보가 잘 숙고하고 내용을 가지고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사흘째 칩거에 애태우는 정의…사퇴 선 그은 沈 "큰 걱정 말라"
이런 가운데 지도부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측이 설 연휴 이전에 양자 TV토론을 하기로 한 데 강하게 반발, '국민의 알 권리 침해'라며 자성을 촉구했다.

대표단과 의원단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양당의 양자 TV토론 담합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여 대표는 "해도 해도 너무한다.

국민 밥상에 파란 썩은 생선과 빨간 썩은 생선만 올려서 먹으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며 "역대 이런 경우가 한 번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혜영 의원 역시 CBS 라디오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뭐라고 생각하시는 건지 정말 환멸이 난다.

반장 선거도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선거운동이 사실상 멈추어버린 상황에서, 심 후보가 복귀한 뒤 곧바로 활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영역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