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11일(현지시간) 로마 시내 음반 가게를 깜짝 방문했다가 우연히 그곳을 지나던 현지 TV 기자의 휴대폰에 찍혔다고 AP통신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교황이 조국의 음악인 탱고와 밀롱가를 좋아하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가 로마 시내 음반 가게에서 직접 CD를 들고나오는 장면은 누가 봐도 놀랄 일이다.

교황, 로마 시내 음반가게 깜짝 방문…휴대폰에 '찰칵'
현지 TV 채널인 '로마 리포트' 국장이자 기자인 하비에르 마르티네스-브로칼 씨는 이날 로마 판테온 신전 근처의 음반 가게 앞을 지나다 바티칸 번호판이 붙어 있는 피아트 500과 경찰차들이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는 교황이 가게에서 나오는 장면을 촬영한 뒤 TV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교황은 가게에서 약 12분을 머물면서 가게 주인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마르티네스-브로칼 씨는 전했다.

교황의 이날 가게 방문은 지극히 사적인 목적에서였다.

이곳은 교황이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 시절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으로 불리던 때부터 로마를 방문하면 종종 들르던 곳이다.

그가 교황이 된 뒤 다시 방문하겠다고 주인과 약속했던 것이다.

바티칸 대변인은 이 가게가 최근 새로 문을 열어 교황이 이를 축하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밝혔다.

마르티네스-브로칼 기자는 이 가게 주인으로부터 교황이 추기경 시절 둘이 친구가 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교황은 물건을 사지는 않았고, 가게 주인이 클래식 음악이 담긴 CD를 그에게 선물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게 주인은 자신이 교황에게 건넨 CD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려 하지 않았다.

교황은 탱고나 밀롱가뿐 아니라 베토벤과 모차르트도 즐겨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즉위한 지 2년 만인 지난 2015년에도 로마 시내 안경점에 들러 안경 두 벌을 주문했고, 자신이 직접 안경을 찾아가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