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언론 "홍콩, 행정장관 선거 치르는 올해 질서 유지해야"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이 중국 인민무장경찰부대 출신 지휘관을 새 사령관으로 맞은 것은 임무 범위가 기존의 영토와 주권 수호에서 폭동과 테러 진압까지 넓어진 것을 시사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사령관으로 중국 인민무장경찰부대 부참모장과 신장(新疆) 지역 인민무장경찰부대 참모장을 역임한 펑징탕(彭京堂) 소장을 임명했다.

인민무장경찰부대는 중국 중앙군사위원회의 지휘를 받는 준군사조직이다
홍콩 미니헌법인 기본법 14조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홍콩 방위의 책임을 지며, 홍콩 당국은 현지 공공질서 유지의 책임이 있다.

또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군은 현지 문제에 개입하지 않지만, 홍콩 정부는 공공질서 유지와 재난 구호 시 홍콩 부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한 소식통은 "펑 사령관의 임명은 올가을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 이전 지도부 개편과 특별 조정의 일환"이라며 "중국 바깥 상황이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콩은 3월 행정장관 선거를 치르는 올해 질서를 유지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에서 발행되는 군사전문 매체인 칸와디펜스리뷰의 안드레이 창 편집장은 펑 사령관의 임명은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군의 역할이 확장되고 변화됐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홍콩 주둔군은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 이래 많은 대테러 무기와 폭동진압 장비를 들여왔다"며 "많은 무기와 장비가 중국 인민무장경찰부대로부터 넘겨졌다"고 말했다.

그는 "펑 사령관의 임명은 중국 정부가 홍콩에서 잠재적 폭동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중국 정부는 계속되는 홍콩 내 반정부 정서가 사회적 불안정이나 극단적 테러 공격으로 전환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군은 오랜 기간 존재감을 드러낼 일이 없었다.

그러다 2019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 당시 일부 부대 병사들이 거리 청소 지원에 나섰는데 이들은 인민해방군 서부전구(戰區) 대테러 정예 여단 출신인 것으로 당시 보도됐다고 SCMP는 전했다.

서부전구는 위구르족 인권 탄압 논란이 벌어지는 신장 지역을 관할한다.

중국은 신장 지역에서 테러리즘, 극단주의, 분리주의 등 '3대 사악한 세력'에 맞서기 위해 정예 대테러 인민무장경찰부대를 현지에 파견해왔다.

인민무장경찰부대는 전쟁시 군대를 지원하고, 평소 시위와 테러 진압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특히 신장 지역에서 활동해왔다.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 당시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군이 시위 진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현재 홍콩의 가장 큰 위협은 테러리즘"이라며 "평 사령관의 경력은 이에 부합하며 그것이 그가 선택된 이유"라고 말했다.

펑 사령관은 신장 지역에서 대테러 임무를 맡았고, 2019년 신장위구르자치구 수도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키르기스스탄과 함께 진행한 대테러 합동 훈련에서 특공대를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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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