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해당 조례안 '발언 중지·퇴장'에 별도 의견 표명 없어
정책지원관 관련 일부 조항은 법 위반 소지 판단…'갈등 불씨' 여전
서울시의회 조례안 '시장발언 중지' 논란에 행안부 '묵묵부답'
서울시의회의 이른바 '시장 발언 중지' 조례안과 관련해 행정안전부가 조례안 일부 조항에 문제 소지가 있다면서도 논란이 된 발언 중지·퇴장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다.

11일 행안부에 따르면 행안부는 이날 이런 내용이 담긴 검토 결과를 서울시에 전달했다.

앞서 시의회는 지난달 31일 열린 임시회에서 시장, 교육감 등 관계 공무원이 본회의나 위원회 회의에서 의장이나 위원장 허가 없이 발언할 경우 의장 또는 위원장이 발언을 중지시키거나 퇴장을 명할 수 있는 내용의 '서울시의회 기본 조례'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조례안은 오세훈 시장이 지난해 9월 본회의 시정질문을 하던 중 진행 방식에 항의하며 퇴장한 일로 인해 만들어졌다.

이에 서울시는 해당 조례안이 시의회의 '월권'이라며 재의를 요구할지 검토 중이다.

또 이달 3일 행안부에 해당 조례에 대한 의견을 조회했다.

하지만 행안부는 논란이 된 발언 중지·퇴장과 관련한 조항에 대해 따로 의견을 내지 않았다.

행안부 관계자는 "명백하게 법률 위반 사항에 대해서만 의견을 내는 게 타당하다"며 "찬반 논란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행안부는 조례안의 정책지원관 관련 부분을 문제 삼았다.

해당 조례안은 정책지원관의 직무 세부 내용을 조례에서 규정하지 않고 규칙에서 정하도록 했는데, 이 부분이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행안부는 판단했다.

서울시의회 조례안 '시장발언 중지' 논란에 행안부 '묵묵부답'
또 행안부는 조례안에 담긴 '의장은 의원정수 이상의 의원 정책지원관 배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의원 정수의 2분의 1 범위에서 정책지원관을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해당 조문이 정책지원관을 의원정수 2분의 1 이상으로 배치하는 근거로 활용된다면 이것은 지방자치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재의 요구와 관련해 행안부 의견은 강제성을 갖는 것은 아니고, 행안부 의견을 토대로 재의 요구를 할지는 시가 판단할 몫이라고 행안부는 덧붙였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시장은 지방의회 의결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공익을 해친다고 판단하면 의결사항을 이송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지방의회에 이유를 붙여 재의를 요구해야 한다.

재의한 뒤에도 같은 내용의 조례가 의결된다면 시는 대법원에 기관소송을 낼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