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기술적 지표 보면 추가 약세 여지"
연준 금리인상 예고에 원화가치 약세 심화 전망
지난 6개월간 아시아 통화 가운데 가장 약세였던 한국 원화의 가치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 기조로 인해 더 내려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일 종가 기준으로 달러당 1,200원을 넘어섰다.

종가 기준으로 달러당 1,200원 선을 돌파한 것은 17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블룸버그는 이동평균선과 이동평균 수렴확산지수(MACD)를 포함한 다른 기술적 지표를 보면 기술주 의존적인 원화 가치가 달러 대비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원화 대비 달러화는 강세 신호인 '상승 삼각형 패턴'을 보여준다.

시장의 관심은 한국은행이 1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또다시 0.25%포인트(25bp) 올릴지에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추가 인상 관측이 다소 우세하다.

골드만삭스와 시티그룹 등은 한국은행이 지난해 2차례 인상에 이어 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이라고 본다.

이런 전망이 어긋난다면 트레이더들이 원화를 매도할 이유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통신은 이어 연준이 더욱 매파적(긴축적)으로 변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의 속도 조절을 시사할 경우 한 차례 추가 인상으로는 원화 약세를 막는 데 충분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툴 코테차 TD증권 전략가는 "원화는 미 국채 금리 상승과 외국인 자금 이탈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글로벌 기술주에 대한 압력도 원화에 부담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 금융시장에서 순유출한 자금은 210억 달러(약 25조2천억원)에 달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찍으면서 신흥시장 자산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에 맞출 필요성이 작다면서 대외 요인보다 국내 요인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비둘기파적(통화 완화적) 발언이 나온다면 원화 약세가 심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내 전문가들의 다수는 한국은행이 1분기에 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본다.

다만 이번 회의일지 다음 달 회의일지는 견해가 갈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