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직장인과 학생들은 재택 근무와 온라인 수업에 빠르게 적응해 나가고 있지만 온라인 화상회의 피로 증후군인 '줌 피로'(Zoom Fatigue)를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코로나 시대 신종 증후군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과학계에서는 줌 피로의 원인을 분석하는 다양한 연구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분석 중 하나는 줌 피로가 카메라 작동 여부에 달렸다는 찾는 연구다.
8일 과학계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경영대학 앨리슨 가브리엘 교수 연구팀은 온라인 화상 회의로 발생하는 피로감이 카메라와 관련이 있다는 가정 하에 실험을 한 뒤 그 결과를 지난해 8월 응용심리학저널(Journal of Applied Psychology)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헬스케어 회사 직원 103명을 대상으로 4주간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직장인들은 2주 동안 카메라를 끈 상태로 회의를 진행했으며 이후 2주간은 카메라를 켜고 회의에 참여했다.
이들은 매일 저녁 자신의 피로도, 회의 기간 발언 빈도와 참여도 등을 직접 기입해 연구진에 문자로 전송했다.
그 결과 온라인 회의시 카메라 작동이 참여자의 심신을 지치게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회의 소요 시간이나 횟수는 줌 피로에 큰 원인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브리엘 교수는 "연구 결과 사람들이 카메라를 사용할 때 더 많은 피로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고됐다"며 "화상 회의 피로도는 회의 중 발언 빈도, 참여도와 상관관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결과는 화상 회의에는 카메라가 필요하다는 기존 통념에 반하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분석에서 여성 직원과 신입 직원이 줌 피로를 더 강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가브리엘 교수는 "여성들은 완벽해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을 종종 느끼고 신입 직원은 자신의 생산성과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카메라를 켠 채 회의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브리엘 교수는 카메라를 사용하는 회의가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며 회의 참여자들에게 카메라 사용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직원들이 직장에서 자율성이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기를 원한다며 "카메라 사용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은 이 같은 방향으로 나가는 또 하나의 단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