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31일 진행된 당 전원회의 결과 발표…비상방역 국가사업 제1순위로
올해도 대외보다 경제 등 내치 집중…"국방력 강화 더욱 힘있게 추진"
김정은 "새해에도 무거운 고민 마주"…대남·대미 메시지 없어
북한이 새해 국정 방향을 결정하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대남·대미관계 사업 방향 등을 논의했지만,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관심을 끌었던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대남·대미관계와 관련한 메시지도 나오지 않았다.

특히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한 비상방역을 최우선 국가사업으로 추진하면서 경제와 농업 등 내치에 집중하기로 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결론 '2022년도 당과 국가의 사업방향에 대하여'를 제시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1일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를 통하여 우리 모두는 올해 사업 못지 않게 방대하고도 중대한 다음해 사업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해 자각하면서 무겁고도 책임적인 고민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은 김 총비서가 "다사다변한 국제정치 정세와 주변환경에 대처하여 북남관계와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적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한국, 미국과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전략 등을 논의했다면서도 그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이 대남·대미관계 방향 및 사업 논의 결론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코로나19 등으로 새해 대내외 환경이 불확실한 가운데 당분간 상황을 주시하며 대책을 모색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내년 5월에는 남북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문재인 정부가 임기를 마치고 새 정부가 들어서는 점도 고려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대외 계획을 공개하지 않은 반면 농업과 경제 부문은 상세히 소개해 새해에도 대외관계보다는 먹고 사는 문제 등 내치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아울러 국방력을 계속 강화하면서 비상방역에 전념하기로 했다.

전원회의에서는 "비상방역 사업을 국가사업의 제일 순위로 놓고 사소한 해이나 빈틈 허점도 없이 강력하게 전개해 나가야 할 최중대사"로 제시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새해에도 코로나19 위험이 감소할 때까지 국경 봉쇄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북한은 당분간 중국과 러시아 등 외부와 교류·교역을 재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이다.

방송은 또 김 총비서가 회의에서 국방 부문의 전투적 과업을 제시했다면서 "날로 불안정해지고 있는 조선반도(한반도)의 군사적 환경과 국제정세의 흐름은 국가방위력 강화를 잠시도 늦춤 없이 더욱 힘있게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김 총비서는 "당중앙의 영도에 절대 충성 절대 복종하는 혁명적 당군" 육성을 위해 "훈련제일주의와 무기 전투기술기재들의 경상적 동원준비, 강철 같은 군기확립"에 총력을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역대 최장인 5일간 진행된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 2021년도 주요 당 및 국가정책 집행정형(실태) 총화(결산)와 2022년도 사업계획 ▲ 2021년도 국가예산집행 정형과 2022년도 국가예산안 ▲ 사회주의 농촌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당면과업 ▲ 당 규약 일부 조항 수정 ▲ 당중앙지도기관 성원의 2021년 하반기 당조직 사상생활 정형 ▲ 조직문제 등 총 6개 의정이 상정됐고 만장일치로 승인됐다.

당초 공식서열이 올라갈 가능성이 제기된 김여정 당 부부장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정치국에 진입하지 않았다.

/연합뉴스